대우조선해양이 자회사인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를 네덜란드 1위 조선업체에 매각한다. 자회사, 부동산 등의 매각이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잇달아 성공함에 따라 올해 자구안 목표도 조기에 달성될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올 상반기까지 2조650억원의 유동성 확보 및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둬 목표 자구안(2조7100억원)의 76.2%를 달성한 상태다.

◆네덜란드 1위 기업서 인수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를 네덜란드 1위 조선업체 다멘그룹에 매각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 망갈리아조선소는 대우조선과 루마니아 정부가 1997년 합작해 설립했으며 대우조선이 지분 51%, 루마니아 정부가 49%를 보유하고 있다. 이 조선소는 루마니아 콘스탄타항 남쪽 45㎞ 부근 흑해 연안에 있으며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127척을 건조하고 300여 척을 수리했다.

대우조선은 구조조정을 위해 지난해부터 이 조선소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다멘 측과 대우조선 간 가격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돼 루마니아 정부 승인만 남은 상태”라고 전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대우조선 지분 51%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루마니아 정부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고 현지 조선소 운영 경험이 풍부한 다멘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승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조선 보유 지분 51%는 500억~800억원 선에 팔릴 것으로 알려졌다.

다멘그룹은 연매출 2조6000억원으로 세계에 32개 야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120~160척의 선박을 제작해 인도하고 있다. 다멘은 망갈리아조선소를 인수해 연안여객선을 제작하는 대형 조선소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경영 정상화 앞당긴다”

대우조선은 미국 밴티지드릴링사에 인도하기로 했다가 발주사 사정으로 취소한 드릴십 한 척의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유력한 후보가 나타나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시장 가격인 3억달러 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서울 마곡지구 부동산(예상 가격 1200억원), 옥포 사원아파트(2500억원) 등의 처분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의 현금흐름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본사사옥(매각 가격 1700억원), 자회사 디섹(700억원), 웰리브(650억원) 등은 장부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했다.

자산 매각 외에 △인력 3500명 감축 △사무직 1개월 무급휴직 △임금 10~40% 반납 등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연간 인건비는 2015년 1조1000억원에서 8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자구안 실행에 속도가 붙으면서 경영정상화에 대한 대우조선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은 수주 잔량 세계 1위(5월 말 기준 102척, 319억달러)인 대우조선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2015년 10월 4조200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 3월엔 6조7000억원(출자전환 포함)을 쏟아부었다. 지난 1분기 말 1557%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2분기 말 400%대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6월 중순 임원회의에서 “회사 정상화를 위해 더 열심히 뛰자”고 독려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