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탄도미사일 현무2 발사 성공에 "든든하다"
"포용정책·대화, 북한 압도할 안보 능력 있을 때 가능"
청와대 "일부 참모 '북한 자극 우려' 제기에도 대통령이 결정"
문 대통령은 이날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을 방문,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한 뒤 이같이 언급하고 “이런 의미에서 국방과학연구소가 연구개발하는 무기체계는 파괴·살상이 아니라 대화와 평화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날 ADD 방문과 현무2 발사를 직접 참관한 것은 오는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 등에 주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달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참으로 자랑스럽고 든든한 날”이라며 “북한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고 고도화하고 있어 과연 우리 군의 미사일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국민이 매우 궁금해하고 있고 대통령인 나도 궁금했는데 우리 군의 미사일 능력을 보고받고 국민이 안심해도 된다는 걸 직접 확인해 든든하다”고 치하했다.
이어 “오늘 대통령이 직접 시험발사를 참관하는 데 대해 많은 염려의 의견이 있었지만 나는 대통령으로서 직접 참관해 확인하고 격려하러 왔다”며 “오늘 방문은 우리 군이 충분한 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국민에게 알려 안심시킬 필요 가 있다고 생각해서이며, 국민도 우리 미사일 능력이 북에 뒤지지 않음을 확인하고 든든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일부 참모진은 이날 대통령의 ADD 방문에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북한에 자극이 되지 않을까 하는 실무자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당초 국가안보실 1차장 주관으로 참관과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었는데, 보고를 받은 대통령이 의지를 보여 직접 참관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미사일 개발 연구진에 “여러분은 과학의 힘으로 국방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며 “정부도 여러분의 노력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구소 방명록에 ‘우리 국방, 우리 과학의 힘으로’라는 글을 남겼다.
이날 ADD가 시험발사한 현무2 탄도미사일은 유사시 북한 핵심 시설을 타격하는 킬체인(Kill cain)과 대량응징보복체계(KMPR)의 핵심 무기로,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둔다는 사실만으로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현무2 발사시험은 모두 여섯 차례의 시험 평가 중 네 번째에 해당하며 앞으로 두 차례 시험을 거친 뒤 전력화할 예정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발사시험은 한·미 신(新) 미사일 지침에 따라 최대한의 사거리 능력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