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 한성비씨씨 대표가 비상용 산소캔 ‘이지119 산소마스크’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하 기자
정영신 한성비씨씨 대표가 비상용 산소캔 ‘이지119 산소마스크’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하 기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인명 피해의 80%가량은 유독가스가 원인이다. 공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호흡 곤란과 두통이 생긴다. 3~5분이 지나면 의식을 잃는다. 한성비씨씨의 ‘이지119 산소마스크’는 화재 발생 후 3~5분 동안 쓸 수 있는 긴급탈출용 산소캔이다.

정영신 한성비씨씨 대표는 “모든 재난에는 골든타임이 있어서 이때를 놓치면 생명과 재산 피해가 커진다”며 “이지119 산소마스크는 어린이부터 노약자까지 간편하게 쓸 수 있는 비상용품”이라고 설명했다.

◆100만불 수출탑 수상

2008년 설립된 한성비씨씨는 원래 선박용 액상 도장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다. 도장 기술을 발전시켜 차량 도색용 스프레이(모델명 이지 스킨)도 개발했다. 뿌린 뒤 마르면 마치 필름을 덧씌운 듯한 래핑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제품이다.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중국 러시아 독일 호주 등 9개국에 수출해 2014년 ‘100만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에어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을 찾던 정 대표는 과거 화재 사고 경험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8년 전 공장에 불이 났다. 소화기를 찾았지만 작동이 안 됐다. 안에 든 분말이 굳어 있었다. 이후 소방차가 와서 화재를 진압했지만 기계들은 타거나 물에 젖어 제 기능을 할 수 없었다. 정 대표는 “가지고 있는 기술을 활용하면 초기 화재에 대응할 수 있고 쉽게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마스크 호흡기 특허받아

이지119 산소마스크는 지난해 스프레이형 간이소화기(모델명 이지119)에 이어 정 대표가 두 번째로 개발한 화재 비상용품이다. 간이소화기 이지119와 산소마스크는 둘 다 일반 헤어스프레이 같은 모양이다. 작고 가벼워 한 손에 잡고 쓸 수 있다. 별도의 관리가 필요 없고 사용법이 간단하다.

이지119 산소마스크는 휴대용 산소캔과 호스, 마스크로 구성돼 있다. 용량은 657mL다. 농도 95% 이상의 고순도 산소가 들어있다. 산소캔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호스를 타고 마스크 호흡기로 산소가 공급된다. 사용 횟수는 60~70회, 최대 5분 정도다. 가장 차별화한 부분은 특허를 받은 마스크 호흡기다. 얼굴 곡선에 맞춰 설계하고 마우스피스를 넣었다.

정 대표는 “화재 시에는 유독가스를 소량만 마셔도 위험하기 때문에 호흡기 부분에 특히 많은 신경을 썼다”며 “스킨스쿠버 때 수중에서 호흡하는 것처럼 마우스피스를 물고 숨을 쉴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환자 노약자도 쉽게 사용

한성비씨씨는 이지119 소화기와 산소마스크를 패키지로 묶은 비상용품키트를 제작했다. 병원 요양원 산후조리원 등 노약자가 많은 시설이나 대형 몰, 지하철 등 긴급용품 비치가 꼭 필요한 시설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매출을 30억원으로 잡고 있다. 연내에 세 번째 비상용품 시리즈도 선보일 계획이다. 경광등과 플래시, 망치 등으로 구성한 안전키트를 구상하고 있다.

창원=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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