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여야 간 합의가 되지 않았는데도 운영위를 개회했다며 항의한 뒤 퇴장, 야당 의원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여야 간 합의가 되지 않았는데도 운영위를 개회했다며 항의한 뒤 퇴장, 야당 의원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고위 공직자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의 검증 부실 책임을 묻기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가 20일 열렸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이 강력히 항의하면서 퇴장하는 등 파행으로 끝났다.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등 야당이 출석을 요구한 청와대 참모들은 나오지 않았다.

운영위는 이날 오후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시작됐다. 야 3당은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 등과 관련해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을 들여다보겠다며 운영위 개최를 요구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이 정치 공세를 벌인다며 회의 시작 땐 참석하지 않았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운영위를 소집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불량 인사와 관련된 것”이라며 “연이은 인사 실패를 묵과할 수 없는데 인사 검증 책임자들은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 의원이 발언하는 도중 민주당 의원들이 들어와 강하게 항의하며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정우택 운영위원장이 “왜 늦게 와서 그러냐”고 제지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운영위원장 내려놓으라”며 계속 항의했다.

야당 의원들은 “발언하고 있는데 뭐 하는 것이냐”고 비난하고, 여당 의원들은 “정치 공세하려고 판을 벌여놓은 것 아니냐”고 받아치는 등 한동안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 회의는 절차도 명분도 없다”며 “여야 합의 없이 야당이 요구한다고 개회를 해선 안 되고 어려움이 있어도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선동 한국당 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열었고 야 3당이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며 “인사 참사와 부실 검증 난맥상을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명분이 없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국회법은 상임위 소속 의원 4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여야 합의 없이도 회의를 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회의 일정과 안건은 여야 합의로 정하는 것이 국회 관행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정 위원장을 향해 “냉각기를 갖자고 해 놓고 운영위를 왜 열었느냐”고 따졌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는 것이 관례”라며 위원장 교체를 요구했다. 여당 의원들은 회의 개최에 항의하며 오후 3시 모두 퇴장했다. 이후 야 3당 의원들은 한 시간 정도 회의를 더 진행하다가 끝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민정수석뿐 아니라 청와대에서 운영위에 참석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민정수석이 운영위에 출석하지 않는 것은 방침이라기보다는 관례”라고 말했다.

유승호/배정철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