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달러 약세 예상…트럼프 영향력 커질 것"
미국 중앙은행(Fed)이 석 달 만에 기준금리를 또 인상했다. 시장의 예상에 부합한 결과로, 달러는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Fed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연방기금 기준금리를 기존 0.75~1.00%에서 1.00~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3월 FOMC에서 예고한대로 석 달 만에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졌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9%로 반영하고 있던 만큼, 이번 결정에 따른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는 약세를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이 통상적"이라며 "그러나 이미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반영했고, 점진적 인상 기조를 확인했기 때문에 FOMC 이후 달러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를 회수하는 조치인 금리인상은 통화 강세 요인이지만, 시장에서 이를 예상하고 그에 걸맞는 수준으로 달러 가치를 올려놨다는 것이다. 여기에 Fed의 금리인상이 천천히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달러 강세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질 것이란 판단이다.

미국의 상황도 달러를 방향을 약세로 향하게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문일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임금 및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하지 않고, 미국 경기가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6월 FOMC 이후 Fed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 있다"며 "반면 러시아 스캔들로 입지가 좁아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성장률을 더욱 끌어올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기적으로 미국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보호무역주의 강화라고 봤다.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해외 기업의 미국 공장 설립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0월에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보고서 발표도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다른 국가 통화가 평가절하돼 무역 경쟁이 어렵다"고도 말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Fed의 금리인상 영향력이 약해지고,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힘을 받아 달러가 대부분의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환율조작국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중국 정부가 달러 매도와 위안화 매수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도 신흥국 통화 강세의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