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공성전 등 그대로 옮겨
게임 조작, 스마트폰에 최적화
아이템 거래 상·하한가 없애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과 모바일게임 경쟁 불꽃 튀길 듯
리니지M은 출시 전부터 업계 관계자와 게이머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네티즌 사이에선 혈맹 유치전이 벌어질 정도다. 엔씨소프트 주가도 영향을 받아 지난 9일 상장 이후 사상 최고가인 40만6000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을 통해 모바일에서도 강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원작에 충실한 게임성
엔씨소프트가 21일 선보이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M은 1998년 서비스를 시작한 원작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핵심 요소를 모바일에 맞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혈맹과 대규모 사냥, 공성전 등 리니지만의 핵심 요소를 그대로 옮겨 담았다. 김택헌 엔씨소프트 부사장은 “리니지답게 만들었고 엔씨소프트답게 서비스할 것”이라며 게임 품질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게임 조작법과 시스템도 스마트폰에 맞게 최적화했다. 손가락으로 자유롭게 영역을 그려 다수의 대상물을 선택하는 아크 셀렉터 시스템을 도입했다. 자동 사냥이나 자동 아이템 줍기 기능도 넣어 키보드와 마우스가 없어도 쉽고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보이스채팅 기능을 도입해 이용자 간 소통 기능도 강화했다. 게임과 연결되는 커뮤니티용 메신저 앱(응용프로그램) ‘M톡’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게임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16일 밤 12시부터 리니지M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게임 캐릭터를 미4리 만들 수 있다.
이용자 간 아이템 거래도 허용했다. 원작처럼 통합거래소와 개인 거래가 허용되며 아이템 가격의 하한가, 상한가 제한도 넣지 않았다. 심승보 엔씨소프트 전무는 “리니지M은 ‘자유시장경제’를 표방하는 거래소 시스템을 채택하기로 했다”며 “어떤 형태로 운영할지는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인구 10분의 1이 사전 예약
리니지M에 대한 기대는 사전 예약자 수로도 알 수 있다. 리니지M은 지난달 12일 사전 예약 등록을 시작한 지 여덟 시간 만에 100만 명을 끌어모으면서 심상치 않은 기세를 드러냈다. 예약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사전 예약 접수 개시 53일 만인 지난 3일 예약자 500만 명을 넘겼다. 이는 역대 모바일게임 사전 예약 수치 중 최대 규모다.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은 3개월간 340만 명을 모았다. 원작 리니지 팬인 이른바 ‘린저씨’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출시일 확정 이후 게임 커뮤니티 및 포털에 과거 리니지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게시물과 뉴스가 다수 올라오는 등 추억을 되새기는 이용자가 많았던 것도 인기몰이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120개 서버에 꽉 들어찬 캐릭터
공개했다. 사전 캐릭터 생성 이벤트는 출시 전에 캐릭터명을 먼저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행사다. 이벤트 시작 1주일 만에 각 서버에 할당된 캐릭터 생성 슬롯이 대부분 소진될 정도로 많은 이용자가 몰렸다.
현재 리니지M 사전 등록 서버는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마감됐다. 이번 이벤트에 수많은 이용자들이 몰린 것은 캐릭터 이름을 선점하려는 이용자와 혈맹 단위로 리니지M에 뛰어들려는 이용자의 영향으로 보인다. 리니지M 커뮤니티를 보면 “어느 서버에서 활동하던 혈맹원들을 찾는다” “어느 서버 어느 혈맹 출신인데 함께할 혈맹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존 리니지 이용자들이 함께 즐길 이용자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은 이달 말부터 앱 장터 매출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게이머들 사이에선 “두 리니지 가운데 어떤 게임을 즐길지 고민”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이번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 온라인 게임 리니지 등 기존 주력 게임 매출 하락으로 기대 이하의 실적을 냈지만 리니지M을 통해 반등 기회를 찾고 있다. 두 ‘형제 게임’ 간의 정면승부에서 승리한 쪽이 올 하반기 모바일게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