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한 김승혁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열린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한 김승혁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연합뉴스
‘예비아빠’ 김승혁(31)이 매치킹에 올랐다. 11일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다.

김승혁은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파72·7183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이정환(26·PXG)을 꺾고 생애 첫 매치플레이 챔피언이 됐다. 통산 3승째다. 우승상금 2억원을 받은 김승혁은 시즌 상금을 2억7600여만원으로 늘려 상금순위가 3위로 급상승했다. 대회 우승자에게 주는 2년간의 코리안 투어 출전권도 함께 받았다. 김승혁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투어활동을 하고 있다.

18번홀(파5)에서 맞은 2m 버디 기회를 놓쳐 연장전에 나선 김승혁은 18번홀에서 치른 첫 번째 연장전에서 세 번째샷을 홀 10㎝ 거리에 붙여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승혁은 2014년 한국오픈과 SK텔레콤오픈 등 굵직굵직한 대회를 차례로 제패하며 상금왕과 대상, 신인왕을 휩쓸었다. 이뿐만 아니라 그해 일본프로골프투어 도카이 클래식마저 제패해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일본 투어를 같이 뛴 2015년 이후에는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6전 전승 우승이라는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지난 3월 결혼한 김승혁은 오는 9월 아빠가 된다. 이번 대회 내내 함께한 아내 최리 씨(30)가 임신 6개월째다. 태어날 아기의 태명이 ‘승리’다. 김승혁의 ‘승’자와 아내의 이름에서 ‘리’자를 따 아버지가 지어줬다는 게 김승혁의 설명이다. 김승혁은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자라 대회장의 남해 바다 풍경이 고향의 품처럼 편했다”며 “샷이 잘 안 풀릴 때마다 바다를 한 번씩 보며 평정심을 찾았던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연장에서 무릎을 꿇은 이정환은 예선전을 거쳐 가까스로 대회에 출전한 무명 선수다. 하지만 준결승까지 강자들을 모두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골프팬들에게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키 188cm, 체중 81㎏의 큰 체격으로 독일 마틴 카이머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샷과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 능력을 갖췄다. 국내 남자프로 골프를 이끌어갈 새로운 스타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이정환은 준우승 상금 1억원을 받았다.

3, 4위전에서는 이형준(25·JDX)이 전가람(22·연천군)을 3홀차로 이겨 3위를 차지했다.

남해=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