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기보 새 투자금 회수 창구로 4차산업혁명 기업 투자유치 주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금융투자협회와 손잡고 다음달 문을 여는 전문투자자 대상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K-OTC 프로’를 통해 보유 중인 비상장주식을 매각한다. 이들 국책 보증기관은 새로운 투자금 회수 창구를 확보하고, 금투협은 K-OTC 프로를 활성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보와 기보는 두 회사가 보유한 약 2400억원에 달하는 비상장사 지분을 K-OTC 프로를 통해 우선 매각하기로 했다. 오는 18일 금투협과 ‘K-OTC 프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신보와 기보는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기업 중 우수 업체를 선별해 K-OTC 프로 회원사의 투자 유치를 주선하고 필요할 경우 공동 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 보유한 기업 정보를 K-OTC 프로 회원사와 공유해 투자 기관의 관심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비공개 회원제로 운영하는 K-OTC 프로는 벤처캐피털 사모펀드(PEF) 은행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가 투자회원으로, 증권사는 투자회원과 기업을 이어주는 중개회원으로 참여한다.
신보와 기보는 각각 837억원(124건), 1537억원(132건)의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우수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비상장 보증기업의 주식을 취득하는 보증연계투자 사업을 확대하면서 투자금 규모가 늘어난 영향이다.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제3자 매각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투자금을 회수해 왔지만 국내 세컨더리(중간회수)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탓에 회수 비중은 저조한 실정이다. 신보 관계자는 “K-OTC 프로는 비상장사 투자 지분을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는 새로운 창구”라며 “플랫폼 정착을 위해 필요한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와 기보의 K-OTC 프로 참여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플랫폼에 가입하려는 기관투자가와 증권사가 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비상장사에 투자하려면 직접 해당 기업 관련 정보를 얻어 분석해야 하지만 K-OTC 프로에서는 기업 평가와 가격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K-OTC 프로가 활성화되면 기술력이 있는 중소·벤처기업은 더 쉽고 투명하게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투협 관계자는 “K-OTC 프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혁신기업들이 성장하는 발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K-OTC 프로
벤처캐피털, 사모펀드, 은행 등 전문 투자자를 위한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혁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오는 7월 도입된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