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거나 사업 기회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정 분야에 강점이 있지만 자금과 인력이 부족해 새로운 분야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스타트업이 손잡고 성장을 꾀하는 모양새다.

부동산 매물 정보 서비스 직방은 지난 5일 3차원(3D) 가상현실(VR) 스타트업 큐픽스에 전략적 투자를 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직방은 큐픽스의 VR 솔루션을 활용해 이르면 다음달 주택 가상투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가상 공간에서 벽이나 문 치수를 측정할 수 있고 인테리어에 필요한 가구를 미리 배치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큐픽스는 직방을 통해 부동산 기업 간 거래(B2B) 시장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 투자금을 발판 삼아 북미, 일본 등 해외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유·아동 콘텐츠 전문기업 캐리소프트가 간편가정식 스타트업 굿잇츠에 3억원을 투자하고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다. 굿잇츠는 투자금을 이용해 캐리소프트의 간판 콘텐츠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을 주제로 한 유·아동 음식을 선보였고, 캐리소프트는 이 상품을 소개했다. 굿잇츠가 지난해 12월 협업 결과물로 처음 내놓은 ‘캐리와 레드벨벳 케이크 만들기’ 상품을 소개하는 캐리소프트 영상은 조회 수 170만 회를 기록했다. 두 회사는 키즈푸드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음식 배달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기업용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을 개발한 벤디스에 꾸준히 투자했다. 2015년 시드머니에 이어 지난해 시리즈A 투자에도 참여했다. 우아한형제들 자회사인 신선식품 배송업체 배민프레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식권대장 고객사의 포인트로 배민프레시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벤디츠는 스타트업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시너지를 낸 사례다. 이 회사는 결혼정보 서비스 웨딩바이미를 운영하는 어뮤즈파크와 이사 중개 및 견적 플랫폼 이사모아를 개발한 JYC가 합병해 탄생했다. 수익 창출 능력이 탁월한 JYC와 앱(응용프로그램) 다운로드 역량이 뛰어난 어뮤즈파크의 강점을 합친 고도화된 이사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