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씨(28)는 최근 왼쪽 턱에 이상을 느꼈다. 음식을 씹을 때마다 귀 앞쪽 턱관절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입을 크게 벌리면 고통은 더 심해졌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갈수록 심해져 턱을 살짝만 움직여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직장 동료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에서 3개월간 통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며 병원 치료를 권했다.
성씨처럼 턱관절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24만4708명이던 턱관절 장애 환자는 지난해 37만8043명으로 6년 새 54% 늘었다. 정진우 서울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턱관절 장애 증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서 관찰될 정도로 흔하다”며 “특정 요인 때문에 최근 들어 턱관절 장애 환자가 늘어났다기보다는 턱관절 장애에 대한 인식 확산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이 보편화되면서 발견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턱관절은 귀 앞쪽에서 턱뼈와 머리뼈를 연결하며 디스크, 인대, 근육으로 구성된 관절을 말한다. 여기에 이상이 생기는 게 턱관절 장애다. 말할 때, 음식물을 씹을 때와 같이 입을 벌려 턱뼈를 움직이는 운동을 할 때 소리가 나며 통증이 느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심해지면 씹는 근육과 관련 있는 어깨와 목에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두통이 느껴지기도 한다. 강수경 경희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턱관절 장애로 인한 증상은 턱과 관련된 여러 부분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치통과 헷갈리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턱관절 장애는 젊은 환자가 특히 많다. 지난해 턱관절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61%가 10~30대였다. 정 교수는 “다른 관절염과 달리 턱관절 장애는 씹는 힘이 강해 관절에 부하가 걸리면서 생기는 것이어서 젊은 층에서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턱관절 장애의 원인은 선천적 요인, 나쁜 자세, 스트레스 등 다양하다. 강 교수는 “이갈이, 이 악물기, 한쪽으로만 씹는 등 안 좋은 습관이나 골격 부조화, 외상과 같은 요인뿐 아니라 스트레스, 우울, 불안, 걱정 등 부정적인 심리상태도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턱관절 장애 치료는 자세교정과 함께 증세에 맞는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 방법으로 이뤄진다. 초기에 발견해 올바른 치료만 받는다면 환자의 80%는 완쾌될 수 있다. 정 교수는 “예방을 위해선 의식적으로 골고루 씹는 습관과 턱 쪽에 무리가 가는 안 좋은 자세를 교정해야 한다”며 “통증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입을 크게 벌릴 때 소리가 난다면 턱관절 장애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니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