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논객인 소설가 복거일 씨는 1일 박근혜 정부에서 논란이 됐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용감한 시도”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날 충북 단양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강연자로 초청돼 이 같이 말했다. 정치적 논란을 감수하고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문화계 인사 99%가 인종주의 내지 사회주의적인 사람들”이라며 “이 사람들의 작품은 편향적일 수밖에 없다. 그걸 바꾸려는 게 박근혜 정부였는데 서툴렀지만 용감한 시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예술을 억압하는 건 잘못이지만 적어도 정부 돈으로 대한민국을 폄하하고 부정하는 작품에 돈이 들어가는 건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탄핵정국에서 부각된 보수진영의 태극기 집회에 대해 “열정이 순수하다. 이분들은 나라 걱정하고 자녀 지키려고 나간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은 태극기집회의 열정과 순수함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몇년간의 경제민주화 논쟁에 대해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으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었다”며 “경제민주화는 태생 자체가 좌파적이다. 시장경제 체제에 어긋나는 정책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기업들을 옥죄면서 그 공약을 실현하려다 보니 경제가 비효율적으로 흘러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당의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보수가 도덕적 권위를 잃었다. 보수는 양심적이지 않고 퇴행적이고 부패한 이미지를 갖고있다는 인식 때문에 이념적 지형이 보수에게 불리하게 기울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 한국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정체성이다. 정당이 어려울 때는 늘 대중 속으로 들어가서 풀뿌리 운동을 시작한다”며 “풀뿌리 운동을 통해 시들어가는 대한민국 보수를 지키려는 자유한국당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5년째 간암 투병으로 인해 건강이 좋지 않은데 어떻게 몸 관리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주고 있다. 버섯을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잘 먹고 있다”고 답했다.

충북 단양=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