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금호석유화학그룹과 ‘금호’ 상표권을 두고 비공개 논의를 한다.

31일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석화 고위 임원과 산은 관계자는 1일 상표권 관련 첫 회의를 연다. 산은과 금호아시아나가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상표권 협상을 시작한 지 나흘 만이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 브랜드 소유권을 두고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화 간 법정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금호석화 측과도 상표권 협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산은과 상표권 사용 기간 및 요율 등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는 부담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산은과 더블스타가 맺은 상표권 계약은 비상식적”이라며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금호석화가 금호 브랜드에 대한 공동 소유권자로 떠오를 경우 박 회장 측의 협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산은 측은 “금호가(家) 상표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아 상표권 사용료를 금호아시아나가 받을 경우 분쟁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4월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으면서 5년간 의무적으로 상표권을 사용하되 이후 15년간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였다. 상표권 사용료는 연 매출의 0.2%다. 해당 금액은 금호아시아나가 받도록 돼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