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유럽은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미국과 유럽을 각각 대표하는 소비자 전문매체들이 올해 출시된 TV를 놓고 상반된 결과를 내놔 눈길을 끈다. 유럽을 대표하는 전문지인 독일의 비데오는 지난달 삼성전자의 QLED TV를 ‘역대 최고의 TV’로 평가했다. 반면 미국의 컨슈머리포트는 LG전자의 ‘올레드 TV W’에 역대 최고점을 줬다. 서로 다른 평가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지만, 장단점을 잘 살펴보면 국내 소비자도 자신에게 맞는 TV를 고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화질 평가 환경이다. 컨슈머리포트는 주위를 완전히 어둡게 한 암실에서 시작해 밝기를 올려 가며 TV 화질을 본다. 반면 비데오는 상대적으로 밝은 45~75럭스(lux·촛불 하나 밝기가 1m 떨어진 곳을 비추는 것을 기준으로 한 조도 단위) 환경에서 평가한다. 주위를 완전히 어둡게 한 환경에서는 자발광으로 완벽한 검은색을 구현하는 OLED TV가 강점을 갖는다. 올해 컨슈머리포트 평가에서는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LG전자와 소니의 OLED TV가 차지했다.

평가 항목도 다르다. 비데오는 리모컨 등 주변 기기와 디자인, 다른 기기와의 연결성 등도 중요하게 평가하지만 컨슈머리포트는 화질과 음향에 집중할 뿐 주변 기기 등은 평가 항목 자체가 없다.

삼성전자 QLED TV는 비데오 평가에서 TV 부문 최고 제품은 물론 오디오와 TV를 아우르는 제품군에서 뽑은 혁신 제품과 ‘주목할 제품’으로도 선정됐다. 리모컨 하나로 손쉽게 주변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QLED TV의 ‘원 리모컨’과 TV와 연결된 선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투명 케이블’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컨슈머리포트는 매장에 가서 판매하는 제품을 직접 구입해 평가하는 반면 비데오는 각 업체가 보내준 제품으로 평가한다는 점도 다르다.

TV업계에서는 TV 사용 방식의 변화에 맞춰 평가 방식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 및 비디오 시청을 중심으로 ‘홈시어터’ 역할을 한 TV가 최근에는 웹서핑과 음악 청취, 동영상 시청까지 하는 멀티미디어가 되고 있어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문지의 TV 평가자 중 상당수는 2000년대 초반 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 TV를 만들던 화질 전문가들”이라며 “20년 가까이 된 잣대로 신제품을 평가하다 보니 TV 제작사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