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가 아예 없는 증권회사 ‘로빈후드’, 병원을 덜 가도록 유도하는 보험회사 ‘클로버’….

한 달 사이에 미국 실리콘밸리에 등장한 ‘유니콘’들이다. 유니콘은 신생 비상장 기업 중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 가치를 지닌 곳을 의미한다. 전설의 동물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말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선 이 표현을 쓰는 게 다소 어색하다. 1주일에 한 곳꼴로 새로운 유니콘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보제공업체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4월 벤처캐피털에서 자본금을 유치해 유니콘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세계적으로 여덟 개였다. 미국 기업이 다섯 개였으며, 이 중 네 개가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 에어리어(bay area)’에 자리잡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7일까지 두 개의 실리콘밸리 유니콘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자본시장의 힘을 빌려 단시간에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들어내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육성 모델이 한층 더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35%인 법인세율을 1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기업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다.

CB인사이트에서 유니콘으로 분류한 한국 기업은 쿠팡과 옐로모바일, 티켓몬스터 정도다. 정부의 적극적인 스타트업 육성 정책에도 불구하고 혁신 의 성공 사례로 꼽힐 만한 기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가 스타트업 육성정책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새너제이=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