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타이어 기업들의 실적이 지난 1분기(1~3월)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2년여간 하락세를 보이던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등 원재료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반전했기 때문이다. 세계 1위 타이어업체인 브리지스톤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3.1%에서 올해 12.1%로 내려갔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3사는 주 매출처인 현대·기아자동차가 1분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수익성 방어한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는 올 1분기에 매출 1조6392억원, 영업이익 2310억원을 거뒀다. 작년 1분기에 비하면 매출은 0.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0% 줄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 여파가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국타이어는 그러나 영업이익률에선 14.1%를 기록, 브리지스톤 등 상위권 업체들을 앞질렀다. 한국타이어는 고수익의 원동력으로 초고성능 타이어(UHPT)를 꼽는다. UHPT는 일반 타이어에 비해 편평비(높이 대비 너비)가 높아 자동차 주행 성능을 높여준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고 가격은 일반 타이어보다 두 배까지 한다.

한국타이어 매출에서 UHPT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5.6%에서 2014년 31.5%, 지난해 34.5%까지 상승했다. 지난 1분기에는 36.7%로 최고점을 찍었다.

UHPT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타이어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을 포함해 세계 39개 자동차 브랜드의 290개 차종에 신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매각까지 겹친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는 1분기에 매출 6693억원, 영업손실 282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015년 3분기 60억원 이후 6분기 만이다. 순손실은 606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회사 측은 “국내 시장은 공격적 영업활동을 통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지만 북미·유럽 등 해외 매출이 현지 딜러들의 매입 감소로 10.9% 줄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국 기업으로의 매각 작업 여파로 현지 딜러들이 불확실성을 우려해 매입 규모를 줄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해외 매출이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는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 주요 거래업체는 글로벌 14위 기업인 금호타이어가 이보다 규모가 작은 더블스타(글로벌 34위)에 인수되면 브랜드 가치와 품질 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성능 타이어가 버틴 넥센타이어

넥센타이어는 1분기에 매출 4814억원, 영업이익 487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5.1%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5.9%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 12.6%에서 올 1분기에는 10.1%로 내려갔다. 넥센타이어도 UHPT 판매 비중이 높아 이익률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미국 시장 판매 부진과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이익 규모는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1분기 천연고무 가격은 t당 2099달러로 작년 1분기(t당 1156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합성고무 재료인 부타디엔 가격은 작년 1분기 t당 1165달러에서 올 1분기에는 3005달러로 세 배 정도로 뛰었다. 업계에서는 3~4월 상위권 업체들부터 시작한 가격 인상과 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하반기에는 타이어 기업들의 수익성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