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보령공장 조립라인에서 작업자들이 변속기 부품을 검수하고 있다. 한국GM 제공
한국GM 보령공장 조립라인에서 작업자들이 변속기 부품을 검수하고 있다. 한국GM 제공
지난 19일 충남 보령 관창산업단지 내 한국GM 보령공장. 쉐보레 차량에 탑재되는 6단 자동변속기(트랜스미션)를 생산하는 조립라인에 들어서자 근로자들이 바깥 공간과 차단된 유리벽 안에서 변속기 주요 부품(클러치, 기어세트, 컨트롤유닛 등)을 조립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여기서 만들어진 변속기 완제품은 실제 차량과 비슷한 조건에서 성능테스트를 거쳐 합격품만 완성차공장에 공급된다.

1996년 옛 대우중공업이 디젤변속기 생산을 위해 설립한 보령공장은 현재 자동차용 자동변속기를 만들고 있다. 변속기는 주행 조건에 맞게 엔진의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자동차의 동력전달계통 부품이다. 신형 크루즈와 말리부, 트랙스 등에 장착되는 3세대 ‘젠3 변속기(6T35)’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직원들은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주간 2교대 근무를 한다. 연간 50만개 변속기를 만들어내는 만큼 고정 물량이 많아 토요일에도 1, 2조가 8시간씩 번갈아 작업하고 있다.

보령공장은 과거 인터넷 공간에서 ‘보령미션’ 논란을 불러일으킨 아픈 경험이 있다. 보령미션은 2008년 준중형차 라세티 프리미어를 타던 온라인 동호회원들이 변속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행 중 가속페달을 밟을 때 엔진 회전수만 치솟고 가속되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 소비자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출력이 낮은 엔진에 고출력 대응 변속기를 결합하는 바람에 성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은 GM 본사도 보령공장의 변속기 품질을 높게 평가한다”며 “지난 2월 신형 크루즈 출시 이후 소비자들의 변속기 불만은 단 한 건도 들어온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보령공장에서 생산하는 변속기는 3세대로 이어오면서 지난해 누적 생산 300만대를 넘어섰다. 일본 자트코사 변속기를 쓰는 경차 스파크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쉐보레 차종에 공급된다. 공장에서 조립된 변속기의 20%는 내수용, 나머지 80%는 수출용에 탑재된다. 유럽에서 팔리는 인시그니아(오펠)는 일본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를 쓰다가 보령미션으로 갈아탔다고 한다.

보령=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