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계·면역력 분야 석학, 《면역이 암을 이긴다》 특강 성황
"자연치유력 유지해야 건강…피로감 없어도 쉬어야 해"
이시형 세로토닌문화원장(사진)은 18일 서울 도봉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백세시대 건강하게 사는 법’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현대인들은 아침에 눈을 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스트레스에 절어 교감신경이 온종일 흥분한 상태로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경BP, 렛츠런 도봉문화공감센터(센터장 김영립), 미디어북토크 등이 공동 주최한 이날 강연회에는 300여 명의 청중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 원장은 정신과 전문의다.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사회정신의학을 공부했다. 이후 경북대 의대 교수, 강북삼성병원 원장 등을 지냈다. 지금은 세로토닌문화원 원장과 힐리어스 선마을 촌장을 맡고 있다. 이 원장이 2010년 세운 세로토닌문화원은 자연치유 캠프 등을 운영하는 사단법인이다. 그는 신경계와 면역력의 관계, 더 나아가 암과의 관련성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지난 3월 《면역이 암을 이긴다》(한국경제신문 펴냄)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암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등 모든 만성질환이 면역력과 관련 있다”며 “면역력과 자율신경계의 관련성도 크다”고 했다.
이 원장은 자연치유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몸에는 항상성 유지 기능, 재생 기능, 면역 기능이 있다”며 “이게 제대로 작동이 안 되거나 균형이 무너질 때 병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대에서 학생들에게 ‘의사란 치료를 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치료를 돕는 존재’라고 가르쳤다고 소개했다. 의사가 수술하고 약을 처방하는 것은 문제가 생긴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돕고 원상 회복시키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는 현대인의 자연치유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공해가 심해지는 데다 과음, 과식, 흡연, 운동 부족 등의 생활 습관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주범으로 스트레스를 꼽았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흥분하고 이게 지속되면 혈관이 좁아져 혈액순환에 지장이 생긴다”며 “혈관 내 산소가 줄고 체온이 내려가 면역력 저하와 함께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자신을 아끼는 게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긴장과 스트레스로 과도하게 흥분한 교감신경을 쉬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가장 좋은 것은 삭막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제 투여 등 온갖 항암 치료를 했지만 더 이상 가망이 없는 말기암 환자들이 자연에서 기적같이 완치된 사례들은 자연치유력을 회복한 덕택”이라고 덧붙였다.
일상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방법으로는 규칙적인 생활을 꼽았다. 공복에는 교감신경이 자극되기 때문에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고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밤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어 교감신경을 쉬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피로한 느낌이 없더라도 중간중간 쉬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몸은 피로한 상태지만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해 있으면 피로한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몸을 혹사하면 과로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