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을 매입하려는 투자자 가운데 정해진 예산은 있지만 본인이 뭘 사려고 하는지 잘 모르는 사례가 많다. 아파트는 정해진 지역과 시세가 있어 빌딩에 비해 투자를 결정하기가 수월하다.

그러나 빌딩 투자에 나서면서 단순히 수익형 부동산, 급매, 땅 가격이 오를만한 곳, 수익률 5% 이상 등 막연한 기준을 가지고 접근하는 투자자가 많다. 그러다 보니 시장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지치고 확신이 들지 않아 결국 투자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빌딩 투자 요령으로는 첫째 좋은 시기를 찾기보다 그 시기에 좋은 물건을 찾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의 거래 경험에 비춰볼 때 투자지역은 대체로 거주 지역이나 직장 근처 등 평소 투자자 본인이 잘 아는 곳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본인 자금과 대출 여부 등을 포함한 예산을 정하고 투자할 지역을 몇 군데로 좁혀 명확히 해두는 게 좋다. 대출은 성향이나 연령, 금리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다. 대출 비중이 높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 좋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둘째로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부동산은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건물을 추천하면 현장에는 가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답사(지도, 로드뷰 등)하는 투자자가 많은데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지역이더라도 이 같은 방식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빌딩은 ‘여인의 얼굴과 같다’는 말이 있다. 아침, 점심, 저녁 시간대별로 유동인구가 다른 까닭이다. 평일, 주말도 나눠 현장을 가봐야 한다. 그리고 현장에 가면 접근성, 도로상황, 경사, 상권, 주변임차업종, 주변공실률 등 주변 상황을 살펴보고 옥상까지 올라가보고 주차 상황도 체크해봐야 한다.

현장답사가 가장 중요하고 당장 결정을 못하더라도 학습 효과가 돼 나중에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눈이 생긴다.

셋째, 현재 상황도 중요하지만 부동산은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지가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을 찾아달라는 투자자에게 건물을 추천해주면 “주변이 너무 허름해요” “건물이 너무 낡았어요” 등 현재 눈에 보이는 모습만 보고 결정을 못하는 고객이 많다.

예컨대 4~5년 전 서울 성수동 쪽을 추천한 적이 있었다. 자동차공업사, 피혁, 구두공장 등이 즐비한 낙후된 지역이었으나 강남과의 접근성, 도로상황, 지식산업센터개발, 임차업종변화, 서울숲 유입인구 등 여러 면에서 발전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강남에 비해 토지가격 수준이 낮아 지가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 물건들의 실거래가는 이미 50% 이상 올라 매수가 쉽지 않다. 지금은 대림창고 같은 핫플레이스가 몇 군데 더 생겨 20~30대 젊은 층까지 몰려들고 있는 지역으로 바뀌고 있다. 미래를 보고 투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윤우용 < 원빌딩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