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in] 정유섭 의원 "골수 친박 기득권 버리고 2선 후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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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초선·인천 부평갑)은 11일 “국민이 골수 친박(친박근혜)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상당기간 초야에 묻히거나 2선 후퇴를 해야 한다”며 “골수 친박이 기득권을 버려야 국민이 그나마 자유한국당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한국당 초선의원 모임 카카오톡(카톡) 단체 대화창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총 43명인 한국당 초선의원들은 20대 국회 개원 초부터 카톡 단체 대화창을 개설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번 선거는 자유한국당이 선전한 것이 아니라 패배한 것”이라며 “홍준표 후보의 개인기와 투지로 간신히 2위 득표를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면 자유한국당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국민의당에 이어) 3위에 그쳤다”며 “앞으로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TK) 자민련으로 몰락할 수 있음을 이번 선거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이 같은 호소는 그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구에서의 한국당 지지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수도권 민심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인천 부평구는 더불어민주당이 42.68%, 국민의당이 24%, 한국당이 19.3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는 “대통령과 함께 권력은 누리고 책임은 회피한 세력이 자유한국당의 주류라고 국민이 생각하는 한 우리 당은 다시 일어설 수 없다”며 “바른정당과도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글을 초선의원들에게 보내게 된 계기에 대해 “이철우 사무총장 한 사람이 사퇴했을 뿐 아무도 선거결과에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며 당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초선 의원들 가운데 현재까지 7분 정도가 제 생각에 동의·지지의사를 표현해 주셨다. 다른 분들도 상당수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른정당과도 다시 통합해야 하는 만큼,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돌아온 의원들을 배척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정 의원이 한국당 소속 초선의원들에게 보낸 글 전문.
- 초선의원님들에게. 한국 보수의 조종이 울리고 있다 -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패배했습니다. 혹자는 선전했다고 합니다. 자유한국당이 선전한 것이 아니라 홍준표 후보가 선전했습니다. 홍준표 후보가 없었다면 결과는 끔찍했을 겁니다. 홍준표 후보의 놀라운 투지와 개인기로 간신히 2위를 할 수 있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초상집의 상주가 되어 자신을 희생했습니다. 그러나 선거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면 자유한국당은 서울, 경기, 인천등 수도권에서 3위에 그쳤습니다. 앞으로 자유한국당은 TK 자민련으로 몰락할 수 있음을 이번 선거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무감각합니다. 대통령 탄핵 사태가 발생하여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더니 대통령 선거에 패배했는데도 한 달된 사무총장 하나 사표내고 끝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자유한국당이 패배한 주된 이유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국민이 자유한국당에 책임을 물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76%가 이번 선거에서 최순실 게이트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책임이 없다고 국민이 느낄 정도로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결코 국민의 신임을 다시 얻을 수 없습니다. 탄핵을 받고 구속된 대통령은 시간이 가면 용서받을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과 함께 권력은 누리고 책임은 회피한 세력이 자유한국당의 주류라고 국민이 생각하는 한 우리 당은 다시 일어설 수 없습니다. 편향된 인식으로 가득찬 태극기 세력의 사고로는 국민 다수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기존의 친박 주류는 아직 더 반성할 것이 있습니다. 통합보다는 배제를 일삼으며 계파간에 증오하고 서로 싸우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유능하고 참신한 인재를 키우지 않아 인재풀이 빈약합니다. 신선한 피의 수혈도 없었습니다. 50대 이하 젊은층의 마음을 얻는 노력이 없으면 자유한국당의 미래도 없습니다. 이러한 반성의 토대 위에서 절박감을 가지고 보수 재건설 운동을 해야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긴장감 없이 늘어져 있습니다. 이대로 시간만 보내면 스스로 궤멸될 수도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다시 국민 속에 우뚝 서고 보수의 본류가 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국민이 골수 친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상당기간 동안 초야에 묻히거나 2선 후퇴를 선언해야 합니다. 골수 친박이 기득권을 버리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이 그나마 우리를 지켜볼 것이고 확장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해야 합니다. 이 정도 노력도 없이 어떻게 자유한국당이 다시 살아날 수 있겠습니까?
저의 이러한 생각에 동조하는 우리 당의 의원님들을 찾기가 힘듭니다. 다음 총선이 3년 남았다고 매너리즘에 빠져 관망만하시고 있는 것 아닌가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의원님들과 함께 정신 바짝 차리고 보수 재건설 운동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2017년 5월 11일 자유한국당 초선 국회의원 정유섭(인천 부평갑) 올림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정 의원은 이날 한국당 초선의원 모임 카카오톡(카톡) 단체 대화창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총 43명인 한국당 초선의원들은 20대 국회 개원 초부터 카톡 단체 대화창을 개설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번 선거는 자유한국당이 선전한 것이 아니라 패배한 것”이라며 “홍준표 후보의 개인기와 투지로 간신히 2위 득표를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면 자유한국당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국민의당에 이어) 3위에 그쳤다”며 “앞으로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TK) 자민련으로 몰락할 수 있음을 이번 선거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이 같은 호소는 그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구에서의 한국당 지지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수도권 민심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인천 부평구는 더불어민주당이 42.68%, 국민의당이 24%, 한국당이 19.3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는 “대통령과 함께 권력은 누리고 책임은 회피한 세력이 자유한국당의 주류라고 국민이 생각하는 한 우리 당은 다시 일어설 수 없다”며 “바른정당과도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글을 초선의원들에게 보내게 된 계기에 대해 “이철우 사무총장 한 사람이 사퇴했을 뿐 아무도 선거결과에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며 당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초선 의원들 가운데 현재까지 7분 정도가 제 생각에 동의·지지의사를 표현해 주셨다. 다른 분들도 상당수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른정당과도 다시 통합해야 하는 만큼,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돌아온 의원들을 배척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정 의원이 한국당 소속 초선의원들에게 보낸 글 전문.
- 초선의원님들에게. 한국 보수의 조종이 울리고 있다 -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패배했습니다. 혹자는 선전했다고 합니다. 자유한국당이 선전한 것이 아니라 홍준표 후보가 선전했습니다. 홍준표 후보가 없었다면 결과는 끔찍했을 겁니다. 홍준표 후보의 놀라운 투지와 개인기로 간신히 2위를 할 수 있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초상집의 상주가 되어 자신을 희생했습니다. 그러나 선거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면 자유한국당은 서울, 경기, 인천등 수도권에서 3위에 그쳤습니다. 앞으로 자유한국당은 TK 자민련으로 몰락할 수 있음을 이번 선거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무감각합니다. 대통령 탄핵 사태가 발생하여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더니 대통령 선거에 패배했는데도 한 달된 사무총장 하나 사표내고 끝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자유한국당이 패배한 주된 이유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국민이 자유한국당에 책임을 물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76%가 이번 선거에서 최순실 게이트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책임이 없다고 국민이 느낄 정도로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결코 국민의 신임을 다시 얻을 수 없습니다. 탄핵을 받고 구속된 대통령은 시간이 가면 용서받을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과 함께 권력은 누리고 책임은 회피한 세력이 자유한국당의 주류라고 국민이 생각하는 한 우리 당은 다시 일어설 수 없습니다. 편향된 인식으로 가득찬 태극기 세력의 사고로는 국민 다수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기존의 친박 주류는 아직 더 반성할 것이 있습니다. 통합보다는 배제를 일삼으며 계파간에 증오하고 서로 싸우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유능하고 참신한 인재를 키우지 않아 인재풀이 빈약합니다. 신선한 피의 수혈도 없었습니다. 50대 이하 젊은층의 마음을 얻는 노력이 없으면 자유한국당의 미래도 없습니다. 이러한 반성의 토대 위에서 절박감을 가지고 보수 재건설 운동을 해야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긴장감 없이 늘어져 있습니다. 이대로 시간만 보내면 스스로 궤멸될 수도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다시 국민 속에 우뚝 서고 보수의 본류가 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국민이 골수 친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상당기간 동안 초야에 묻히거나 2선 후퇴를 선언해야 합니다. 골수 친박이 기득권을 버리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이 그나마 우리를 지켜볼 것이고 확장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해야 합니다. 이 정도 노력도 없이 어떻게 자유한국당이 다시 살아날 수 있겠습니까?
저의 이러한 생각에 동조하는 우리 당의 의원님들을 찾기가 힘듭니다. 다음 총선이 3년 남았다고 매너리즘에 빠져 관망만하시고 있는 것 아닌가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의원님들과 함께 정신 바짝 차리고 보수 재건설 운동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2017년 5월 11일 자유한국당 초선 국회의원 정유섭(인천 부평갑) 올림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