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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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미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kparkmath@na.go.kr >
2014년 타계한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출연한 주옥같은 영화가 많지만 내게 최고 작품은 ‘죽은 시인의 사회’다. 필자는 대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었기에 영화 내용에 대한 공감의 폭이 넓었다. 1989년 결혼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처음 관람한 영화라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당시 한국에는 단일상영관만 있었는데, 미국에는 한 극장 안에 여러 개의 상영관이 있어 신기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복합상영관 덕에 우리 부부는 쿨하게 갈라져서 각자 선호하는 영화를 보았다. 그때 관람한 게 이 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1959년 명문 대학 입학을 지상 최대 목표로 하는 미국 동부의 엄격한 사립 기숙학교다. 전통적 교육관을 대변하는 교장 선생님과 새로 부임한 진보적 교육관의 키팅 선생님(로빈 윌리엄스 분)의 대립이 영화의 주축을 이룬다.
두 교육관의 충돌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게 시(詩) 수업 장면이다. 키팅 선생님은 시는 머리가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라며 시를 계량화해 평가하고 이론적으로 해석하는 교재의 페이지를 찢어버리라고 주문한다.
그러나 나중에 이 수업을 맡은 교장 선생님은 교재에 적힌 그대로 분석적으로 시를 가르쳐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이 학교 수업은 대부분 지식 전달 위주의 설명식으로 진행돼 숨이 막히지만, 키팅 선생님 수업은 다르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토론할 수 있는 수업이 학생들에게 정신적 해방구를 제공한다. 키팅 선생님은 행진을 할 때도 구령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걷지 말고 자신의 개성대로 걸으라고 요구한다. 또한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교탁 위에 올라가 보게 한다. 교탁에 올라서면 사물이 얼마나 다르고 낯설게 보이는지 경험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학교와 갈등을 빚던 키팅 선생님이 떠나는 날 학생들이 책상에 올라가 ‘대장님, 우리 대장님(O Captain! My Captain!)’을 외치며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장면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명장면으로 꼽는 이유는 영화 속 학교와 우리의 교육현실이 빼닮아 있고, 그만큼 진보적인 교육을 갈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창의·융합 인재 양성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붕어빵 찍어내듯 정형화된 지식과 사고를 전수하는 ‘교육 공장’에서 탈피해, 아이들이 저마다의 시각과 관점에서 세상을 보도록 안내하는 수업으로의 업그레이드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박경미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kparkmath@na.go.kr >
당시 한국에는 단일상영관만 있었는데, 미국에는 한 극장 안에 여러 개의 상영관이 있어 신기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복합상영관 덕에 우리 부부는 쿨하게 갈라져서 각자 선호하는 영화를 보았다. 그때 관람한 게 이 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1959년 명문 대학 입학을 지상 최대 목표로 하는 미국 동부의 엄격한 사립 기숙학교다. 전통적 교육관을 대변하는 교장 선생님과 새로 부임한 진보적 교육관의 키팅 선생님(로빈 윌리엄스 분)의 대립이 영화의 주축을 이룬다.
두 교육관의 충돌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게 시(詩) 수업 장면이다. 키팅 선생님은 시는 머리가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라며 시를 계량화해 평가하고 이론적으로 해석하는 교재의 페이지를 찢어버리라고 주문한다.
그러나 나중에 이 수업을 맡은 교장 선생님은 교재에 적힌 그대로 분석적으로 시를 가르쳐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이 학교 수업은 대부분 지식 전달 위주의 설명식으로 진행돼 숨이 막히지만, 키팅 선생님 수업은 다르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토론할 수 있는 수업이 학생들에게 정신적 해방구를 제공한다. 키팅 선생님은 행진을 할 때도 구령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걷지 말고 자신의 개성대로 걸으라고 요구한다. 또한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교탁 위에 올라가 보게 한다. 교탁에 올라서면 사물이 얼마나 다르고 낯설게 보이는지 경험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학교와 갈등을 빚던 키팅 선생님이 떠나는 날 학생들이 책상에 올라가 ‘대장님, 우리 대장님(O Captain! My Captain!)’을 외치며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장면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명장면으로 꼽는 이유는 영화 속 학교와 우리의 교육현실이 빼닮아 있고, 그만큼 진보적인 교육을 갈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창의·융합 인재 양성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붕어빵 찍어내듯 정형화된 지식과 사고를 전수하는 ‘교육 공장’에서 탈피해, 아이들이 저마다의 시각과 관점에서 세상을 보도록 안내하는 수업으로의 업그레이드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박경미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kparkmath@na.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