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인근 상가. 사드 갈등 이후 중국 관광객들이 줄면서 한산한 모습이다. (한경 DB)
이대 인근 상가. 사드 갈등 이후 중국 관광객들이 줄면서 한산한 모습이다. (한경 DB)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관련 보복으로 관련 업계의 타격이 실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급감한 데 이어 음악과 영상 등 한류 관련 흑자도 급격히 감소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음향·영상 및 관련 서비스 수지'의 흑자 규모는 7710만 달러였다. 지난해 동기인 1억680만 달러 보다 27.8%나 감소했고, 지난 4분기 1억200만 달러보다 24.4% 줄어든 규모다.

분기별 음향·영상 서비스 흑자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것은 2014년 3분기(-36.1%) 이후 2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흑자 규모만 따져봐도 2015년 4분기의 7670만 달러 이후 1년3개월 만에 가장 작다.

음향·영상 서비스 수지는 한류 콘텐츠와 관련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과 해외에 지급한 자금을 비교한 것이다. 드라마를 비롯한 TV 프로그램, 영화, 라디오, 뮤지컬과 관련된 서비스와 음향녹음, 영화 등의 매매가 포함된다.

이 같은 감소세는 사드배치 관련 중국의 보복조치 등으로 우리나라의 영화·음악 등 한류 콘텐츠의 중국 판매가 타격을 받은 영향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해 한한령(한류 금지 또는 제한령)을 시행했다.

한국단체의 중국 내 연출, 한국 연예기획사에 대한 신규 투자와 1만 명 이상을 동원하는 한국 아이돌의 공연을 금지했다. 한국 드라마·예능 협력 프로젝트 계약,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드라마의 중국 내 송출도 제한했다.

한류 뿐만 아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급격히 줄어 올 1분기 여행, 운송 등의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88억6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3월 한 달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36만명에 그쳤다. 작년 같은 달 60만명보다 약 40%나 줄었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한중 상호 간 경제 손실 점검과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한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0.5%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분야별로는 관광분야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분석했다. 이 영향으로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전년 대비 40% 줄어든다고 가정하면 연간 손실액은 7조1000억원이라는 계산이다.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롯데그룹의 중국사업 타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면세점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 손실이 지난 두 달간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중국 내 롯데마트 영업정지와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 판매 부진, 국내 롯데면세점 중국 관광객 감소 등 영향으로 3~4월 매출 손실이 5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롯데마트가 2000억원 손실, 나머지 계열사 매출 감소분이 3000억원 정도로 알려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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