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에 대한 미국인의 무관심과 무지가 매우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 일간 아랍뉴스는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함께 지난 3월 미국인 20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5%가 아랍권을 ‘거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응답자의 30%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세계지도에서 아랍권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한 응답자는 19%에 불과했다. 아랍권을 다루는 언론보도 내용에도 75%가 흥미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76%는 아랍권 지역을 방문하지 않겠다고 했다. 반면 디즈니 만화영화 ‘알라딘’에 나오는 전설의 왕국 아그라바가 아랍권에 실제 존재한다고 믿는 미국인은 21%에 달했다.

유고브의 카일라시 나그데브 중동·북아프리카 지사장은 “미군이 중동에 대규모로 주둔하고 영향력이 큰 점을 감안하면 중동에 대한 미국인의 이런 무지는 불안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현실과 엄청나게 동떨어진 지식 격차는 전쟁, 테러와 같은 부정적인 언론 보도로 더욱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