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서 바로 지문인식하는 디스플레이 나왔다
지문 등 사람의 생체신호를 인식하는 센서 일체형 디스플레이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박철민 교수와 김의혁 연구원은 손가락에 흐르는 전기를 감지해 지문 등 생체 정보를 화면에 보여주는 유기발광보드(OLEB)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발표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는 손가락 신호를 감지하는 센서와 화상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가 분리된 구조다. 전기신호를 감지하는 센서와 이 신호를 처리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따로, 결과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소자 따로인 복잡한 구조이다 보니 큰 화면을 만드는 데 한계가 많았다. 반면 OLEB 기술은 센서와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장치에 집어 넣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소재를 이용하는 것은 같지만 디스플레이가 미세한 전기신호를 감지하고 동시에 화면에 보여주는 방식이다.

사람의 손가락은 전기가 흐르는 도체 성질을 가진다. 손가락을 OLEB의 절연체 층위로 접촉시키면 손가락이 일종의 전극 역할을 하게 된다. 화면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전기가 흐르고 여기에 자극받아 OLEB가 빛을 내는 원리다. OLEB는 구조가 OLED보다 단순해서 머리카락 굵기 100분의 1인 500나노미터(1㎚=10억분의 1m) 두께로 얇고 유연하다.

박 교수는 “투명 디스플레이, 지문 접촉 발광 센싱, 재기록이 가능한 전자보드 등 광범위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달 13일 발행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소개되기도 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