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이 일본 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가상화폐 서비스를 시작한다. 대형 은행이 가상화폐 발행에 적극 나서면서 현금 선호가 뿌리 깊은 일본 사회에서도 ‘캐시리스’ 거래가 촉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UFJ는 이달부터 자체 가상통화 ‘MUFG 코인’을 사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시험 운용한다. 우선 이달 임원 등 200명으로 시작해 7월에는 1000명 이상으로 이용자 수를 늘릴 계획이다. 연내에 2만7000여명 모든 직원이 쓸 수 있도록 MUFG 코인을 발행한 뒤 내년 봄께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MUFG 코인을 사용하기 위해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은 뒤 예금계좌에서 MUFG 코인으로 자금을 이체해야 한다. 교환 비율은 ‘1엔=1MUFG 코인’으로 하기로 했다. 가치가 변동되는 ‘비트코인’과 달리 법정 통화와의 교환 비율을 일정하게 했다.

MUFG 코인을 이용해 일본 내 송금 서비스를 24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미쓰비시UFJ 내 편의점이나 구내식당 등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앞으로 주요 온라인 결제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위변조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거래 내용을 거래 당사자가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현금 유통 잔액 비율은 19.4%로 미국(7.9%), 한국(5.5%), 스웨덴(1.7%) 등 주요국을 크게 웃돈다”며 “미쓰비시UFJ의 이번 시도가 현금 생산과 수송, 보관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크게 줄이는 ‘탈현금 사회’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