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리포트] 석유화학 '깜짝 실적'…슈퍼 사이클 올라탔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석유화학 업황 전망
증설 꺼리던 고유가 시절
한국은 과감한 투자·M&A
저유가 속 글로벌 수요 늘며
화학제품 수익성 높아져
증설 꺼리던 고유가 시절
한국은 과감한 투자·M&A
저유가 속 글로벌 수요 늘며
화학제품 수익성 높아져
석유화학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줄줄이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학업계 ‘빅2’로 꼽히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유업계 ‘맏형’인 SK이노베이션도 화학사업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전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1분기 실적에 비춰볼 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석유화학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1분기에만 약 1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LG화학은 1분기 매출 6조4867억원, 영업이익 7969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6조원을 넘어섰다.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 8151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도 3조99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9% 늘었다.
정유업계에서도 화학, 윤활유 등 비(非)석유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매출 11조3871억원, 영업이익 1조4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0.3%, 영업이익은 18.8% 증가했다. 화학, 윤활유 등 비석유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5496억원)로 석유사업(45%·4539억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에쓰오일도 1분기 영업이익 3238억원 중 1396억원(43%)을 석유화학 부문에서 벌었다. 정유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줄었지만, 석유화학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보다 75.2% 늘면서 선방했다.
영업이익률도 높다. 롯데케미칼은 20%, LG화학 12%, SK이노베이션 화학부문 19%, 에쓰오일 화학부문 18% 등 20%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슈퍼 호황을 맞은 SK하이닉스(39%)나 삼성전자(40%)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자동차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차(5.4%)나 통신업계 SK텔레콤(9%) 등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장기 호황’ 이어질까
석유화학업계가 줄줄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것은 제품 가격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석유화학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부터 시작해 벤젠, 파라자일렌(PX), 부타디엔(BD) 등의 글로벌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경쟁사들의 대규모 설비 증설 등이 없어 제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유가도 50달러 안팎의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미국의 경쟁으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제품 가격이 좋아 원유가와 제품가격 차로 얻는 수익이 높게 형성됐다. 에틸렌 스프레드(제품 판매가격과 원재료 가격 차이)는 지난해 말 t당 550달러 수준에서 올해 초에는 570달러 선까지 올랐다. 3~4년 전 국제 유가가 정점을 찍으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글로벌 석유화학업체들은 신규 투자와 증설을 줄인 반면, 국내 업체는 오히려 증설 등에 나서면서 늘어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주요 화학제품 스프레드가 올해까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정유·화학회사들이 설비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에도 적극적인 만큼 장기호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1분기에만 약 1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LG화학은 1분기 매출 6조4867억원, 영업이익 7969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6조원을 넘어섰다.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 8151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도 3조99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9% 늘었다.
정유업계에서도 화학, 윤활유 등 비(非)석유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매출 11조3871억원, 영업이익 1조4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0.3%, 영업이익은 18.8% 증가했다. 화학, 윤활유 등 비석유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5496억원)로 석유사업(45%·4539억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에쓰오일도 1분기 영업이익 3238억원 중 1396억원(43%)을 석유화학 부문에서 벌었다. 정유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줄었지만, 석유화학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보다 75.2% 늘면서 선방했다.
영업이익률도 높다. 롯데케미칼은 20%, LG화학 12%, SK이노베이션 화학부문 19%, 에쓰오일 화학부문 18% 등 20%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슈퍼 호황을 맞은 SK하이닉스(39%)나 삼성전자(40%)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자동차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차(5.4%)나 통신업계 SK텔레콤(9%) 등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장기 호황’ 이어질까
석유화학업계가 줄줄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것은 제품 가격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석유화학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부터 시작해 벤젠, 파라자일렌(PX), 부타디엔(BD) 등의 글로벌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경쟁사들의 대규모 설비 증설 등이 없어 제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유가도 50달러 안팎의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미국의 경쟁으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제품 가격이 좋아 원유가와 제품가격 차로 얻는 수익이 높게 형성됐다. 에틸렌 스프레드(제품 판매가격과 원재료 가격 차이)는 지난해 말 t당 550달러 수준에서 올해 초에는 570달러 선까지 올랐다. 3~4년 전 국제 유가가 정점을 찍으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글로벌 석유화학업체들은 신규 투자와 증설을 줄인 반면, 국내 업체는 오히려 증설 등에 나서면서 늘어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주요 화학제품 스프레드가 올해까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정유·화학회사들이 설비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에도 적극적인 만큼 장기호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