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악재에 눌렸던 롯데그룹주가 일제히 반등했다. 지속된 악재로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인 데다 지배구조가 개편되면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에 상승세를 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제과는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6000원(8.29%) 오른 20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롯데칠성(6.01%) 롯데쇼핑(4.45%) 등 다른 롯데 계열사 주가도 크게 올랐다. 상장된 롯데그룹 계열사 9개 종목은 이날 평균 2.51% 상승했다.

롯데그룹주 상승을 주도한 건 외국인 투자자였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는 롯데제과 주식을 1만4791주 순매수하는 주문이 나왔다. 롯데칠성 매수 상위 증권사에도 모건스탠리(794주 순매수) 메릴린치(536주) 등 외국계 증권사가 이름을 올렸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가 저평가돼 있으면서도 지배구조 개편 등 상승 여력이 뚜렷한 종목을 매수하며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바꾸면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쇼핑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려면 보유 중인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지분을 활용해야 한다”며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각각의 투자회사를 합병해 대부분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