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열린 19일 TV 토론은 어김없이 후보들 간 ‘막말’과 ‘네거티브’ 공세로 얼룩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대선후보가 될 사람은 아무리 급해도 거짓말을 하고 협박하면 안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달러 뇌물수수 의혹 제기가 거짓말이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몰아세웠다.

이날 후보들은 지난 토론보다 더 거친 설전을 벌였다. 이번 토론에서도 홍 후보의 독설과 공격성 질문은 곳곳에서 타 후보들을 당황케 했다. 홍 후보는 “청와대 회의록을 보면 북한 인권결의안 찬반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데 문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선 “안 후보가 사드배치 반대라는 당론을 바꾸기 위해선 박지원 씨부터 당에서 내보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안 후보가 자신을 “국민의당을 창업한 창업주다. 지금 하는 말은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를 바지사장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불쾌해하자 홍 후보는 물러서지 않고 “그럼 안철수당이네요”라고 말을 끊었다.

홍 후보는 “왜 실패한 노무현 정권을 또 하겠다고 하는 건가”라고 묻자 문 후보는 “자유한국당은 지금 실패 안 했냐”고 받아쳤다. 그러자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은 홍준표당이 됐다. 박근혜당은 끝났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또 안 후보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느냐”고 물었다. 안 후보가 “햇볕정책을 100% 다 계승하거나 다 배척하진 않는다. 평화적 대화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그래서 집권하면 북에 달러를 제공하겠다는 거냐”고 몰아세웠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국당에서 당원권 정지를 시키면서 홍 후보 자신은 1심 유죄판결이 나면 출당 제명인데 출마했다. 염치없는 짓 아니냐”고 따지자 홍 후보는 “꼭 이정희(전 통합진보당 대표) 보는 거 같아서 주적은 저기야”라며 문 후보와 안 후보를 가리켰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