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2분기 중국 판매를 시작하는 신형 'ix35(현지명 신이따이)'를 2017 상하이모터쇼에 출품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는 2분기 중국 판매를 시작하는 신형 'ix35(현지명 신이따이)'를 2017 상하이모터쇼에 출품했다. (사진=현대차)
[ 김정훈 기자 ] 현대자동차가 침체의 늪에 빠진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상하이모터쇼를 기점으로 반격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저가 공세에 나선 토종 업체들에 밀리는 데다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정치적 이슈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는 19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2017 상하이모터쇼'에 현지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ix35' 등을 출품하고 판매부진 만회에 나섰다. ix35는 'ix25–ix35–투싼–싼타페'로 이어지는 중국 SUV 라인업에서 누적판매 76만대를 기록한 ix35를 대체하는 상품변경 모델이다. 1.4L 가솔린 터보 및 2.0L 가솔린 엔진에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를 얹어 현지 SUV 수요층을 공략한다.

기아차는 별도 부스를 마련해 1.4L 및 1.6L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소형 SUV 'K2 크로스'를 내놨다. 급성장하는 SUV 시장을 공략할 신차로 2분기 출시 예정이다. 하반기 판매 예정인 소형 엔트리급 세단 '페가스'도 첫 선을 보였다. 페가스는 소형세단 K2(국내명 프라이드)보다 한 단계 아래 차급이다.

현대·기아차가 이번 모터쇼에서 주력 신제품으로 내세우는 차는 중소형급 SUV다. 중국은 세단에서 SUV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데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장안·장성·지리자동차 등 현지 업체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그동안 베이징 상하이 텐진 항저우 등 대도시 중심으로 세단이 많이 팔리다가 서부 내륙 지역으로 자동차 보급이 늘면서 값싼 SUV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판매된 신차 9200만대 가운데 중국에서 2500만대 팔렸다. 이중 중국내 SUV 판매량은 900만대로 토종 업체의 점유율은 57%에 달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당장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는 게 급선무다. 고급차 시장은 유럽차가, 1000만원대 저가 시장은 토종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어서 현대·기아차의 위치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자동차 업체 수만 100여개가 되고 SUV 모델 수도 160가지나 된다"며 "현대·기아차가 토종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한 소형 SUV 현지화 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의 중국 내 승용차 소매 판매는 5만6000대로 작년 동월보다 44% 급감했다. 기아차는 1만6000대를 팔아 68%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한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국 내 사드 보복 여론이 확산되면서 판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기아자동차가 2017 상하이모터쇼에서 공개한 소형세단 K2의 SUV 모델 'K2 크로스'. (사진=기아차)
기아자동차가 2017 상하이모터쇼에서 공개한 소형세단 K2의 SUV 모델 'K2 크로스'. (사진=기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