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 사진 =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남궁민 / 사진 =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제 남궁민이 아니라 '과장님'으로 불려요. 어딜 가든 친근하게 다가와 주셔서 감사하죠."

배우 남궁민(39)이 '김과장' 종영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최근 서울 논현동 모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서다.

회사에서 무능력자로 취급받는 경리부 직원들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은 20%에 가까운 시청률로 지난달 30일 막을 내렸다.

극중 남궁민은 TQ그룹에 입사해 대기업의 부정부패, 불합리와 싸우는 김성룡 역으로 열연했다. 남궁민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표정과 말투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때로는 눈물 연기로 위로와 감동을 안겼다.

"그동안 연기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들어서 고여있는 물이 될 뻔한 시점이었어요. '김과장'을 통해 저를 다시 돌아보게 됐고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죠. 제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갈고닦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첫 방송 전까지만 해도 '김과장'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경쟁작은 이영애의 13년 만의 복귀작이자 제작비 200억 원이 투입된 SBS '사임당, 빛의 일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과장'은 초반부터 위력을 발휘했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우뚝 올라서며 작품의 진면모를 드러냈다.

"스태프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과장'이 잘 될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저는 배우 입장에서 항상 작품에 대한 자신감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즐겁게 촬영하면 경쟁작과 상관없이 좋은 작품이 탄생할 거라 확신하거든요."
남궁민 / 사진 =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남궁민 / 사진 =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남궁민은 '내 마음이 들리니'부터 '냄새를 보는 소녀', '리멤버-아들의 전쟁', '미녀공심이', 그리고 '김과장'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했다. 이제 좋은 작품을 꿰뚫어보는 눈이 생긴 것 같지만 그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한때 자만심 가득한 방황기를 겪었고, 그 이후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이 변화했다.

"'내 마음이 들리니'로 호평을 많이 받아서 '이런 캐릭터를 계속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후 서브 남자 역할만 들어왔고 다섯 작품을 거절하면서 쉬기만 했죠. 그때 연기를 대하는 자세와 덕목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멋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어떤 캐릭터든 제대로 소화하는 것에 가치를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몇 년째 전성기라 말할 정도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현재에 안주하거나 우쭐해하지 않았다.

"최고의 전성기가 아니라 굉장히 긴장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차기작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이것보다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자신감은 있죠. 올해가 가기 전에 또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남궁민의 성공은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을 확고히 하고 끊임없이 고민을 거듭한 결과다. 겸손함과 자신감을 동시에 갖춘 그가 또 어떤 인물로 분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지 더욱 기대된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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