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수의 임상 돋보기]녹십자셀, 뇌종양 3상…무진행 생존기간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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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을 만나다보면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기사만 봐서는 모르겠어. 데이터를 봐야 알지." 높아진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만큼 이 분야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대부분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자료 없이는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헬스케어 기업들의 주요 임상 데이터를 이 곳을 할애해 전달한다. [편집자주]
녹십자셀의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의 교모세포종(뇌종양) 임상3상 시험 결과에 대한 논문이 지난달 30일 국제학술지(Immunotherapy)에 게재됐다.
이 논문은 그동안 발표된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CIK세포)를 이용한 항암면역치료 임상시험을 분석한 것으로, 뇌종양에 대한 이뮨셀-엘씨의 임상3상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논문의 저자인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외과의 김충현 교수팀은 "최근 면역항암치료를 통해 교모세포종 치료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뮨셀-엘씨, 뇌종양 환자 무진행 생존기간 1.5배 연장
뇌종양은 표준치료법을 시행해도 평균 14.6개월 밖에 생존하지 못하는 악성 암이다. 뇌종양의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암세포가 빠르게 정상 부위에 침투하기 때문이다. 암세포만을 수술로 제거하기 힘들고, 수술 이후에도 남아있는 암세포가 암을 재발시킨다.
또 뇌의 '혈액뇌장벽(BBB)'으로 인해 항암제가 뇌 속의 암세포에 들어갈 수 없다. 때문에 수술 후 테모졸로마이드 방사선치료가 표준치료법이다.
녹십자셀은 면역세포치료제인 이뮨셀-엘씨가 뇌종양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임상에 들어갔다.
김동영 녹십자셀 개발팀장은 "과거 세포치료제가 BBB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란 연구 결과들이 있었고, 전임상에서 이뮨셀-엘씨는 BBB를 통과해 암조직에 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뮨셀-엘씨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것이 CIK세포다. CIK세포는 백혈구인 T림프구의 증식 및 분화를 유도하는 사이토카인으로 체외 증식한 것이다. 강력한 항암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CIK세포를 '미세잔존질환과 관련된 암세포를 인식하고 죽일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CIK세포가 수술 후 남아있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뮨셀-엘씨의 뇌종양 3상은 18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008년 12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이뤄졌다. 과거에 뇌종양 치료를 받은 적 없는 환자들을 대조군(89명)과 시험군(91명)으로 나눴다. 대조군은 수술 이후 표준치료만 시행했고, 시험군은 이뮨셀-엘씨 투여를 추가했다.
분석 결과 무진행 생존(PFS·Progression-free survival) 중앙값이 대조군에서는 5.4개월, 시험군에서는 8.1개월로 나타났다. 이뮨셀-엘씨의 추가 투여로 무진행 생존기간이 2.7개월, 대조군 대비 약 1.5배 늘어난 것이다. 이는 임상에 등록된 환자 전원(ITT·Intention-to-treat)을 기준으로 한 결과다. PFS는 치료 이후 병이 진행되지 않고 생존한 기간을 말한다. 종양의 크기가 25% 이상 증가하거나 사망하면 병이 진행됐다고 봤다. PFS는 약의 효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뮨셀-엘씨를 표준치료와 병행하면 8.1개월 동안 효능을 보였다는 의미다.
뇌종양 3상의 1차 목표는 표준치료 대비 PFS를 늘리는 것이었고, 3상에서 이를 입증한 것이다.
치료 시작 이후 사망 시까지의 기간을 나타내는 전반적 생존(OS·Overall survival)은 시험군이 22.5개월, 대조군이 16.9개월이었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PFS와 OS는 평균값이 아닌 중앙값을 사용하는데, 이는 환자별로 생존기간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 질환조절효과(DCR)도 표준치료보다 높아
뇌종양 3상에서 나타난 긍정적인 다른 결과는 질병조절효과(DCR·Disease Control Rate)다. DCR은 종양의 크기가 줄어드는 부분관해(Partial response), 종양이 없어지는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 변화가 없는 불변(Stable disease)을 포함한 것이다.
이뮨셀-엘씨 치료군의 DCR은 82.4%로, 대조군 63.4%보다 높았다.
또 안전성에 있어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한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고, 설문을 통해 살펴본 삶의 질도 시험군과 대조군에 있어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이번 임상의 결과는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 '온코타깃(Oncotarget)'에 발표됐다. 이전까지 CIK세포를 이용한 면역세포치료의 병용요법 무작위 배정 임상연구는 세계적으로 발표된 바가 없었다.
이뮨셀-엘씨는 현재 간암을 적응증으로 국내에서 출시된 상태다. 녹십자셀은 교모세포종에 대한 적응증 추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췌장암에 대한 연구자주도 임상2상을 종료했고, 난소암 폐암 위암 대장암 등 8개 고형암에 대한 전임상을 마쳤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녹십자셀의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의 교모세포종(뇌종양) 임상3상 시험 결과에 대한 논문이 지난달 30일 국제학술지(Immunotherapy)에 게재됐다.
이 논문은 그동안 발표된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CIK세포)를 이용한 항암면역치료 임상시험을 분석한 것으로, 뇌종양에 대한 이뮨셀-엘씨의 임상3상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논문의 저자인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외과의 김충현 교수팀은 "최근 면역항암치료를 통해 교모세포종 치료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뮨셀-엘씨, 뇌종양 환자 무진행 생존기간 1.5배 연장
뇌종양은 표준치료법을 시행해도 평균 14.6개월 밖에 생존하지 못하는 악성 암이다. 뇌종양의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암세포가 빠르게 정상 부위에 침투하기 때문이다. 암세포만을 수술로 제거하기 힘들고, 수술 이후에도 남아있는 암세포가 암을 재발시킨다.
또 뇌의 '혈액뇌장벽(BBB)'으로 인해 항암제가 뇌 속의 암세포에 들어갈 수 없다. 때문에 수술 후 테모졸로마이드 방사선치료가 표준치료법이다.
녹십자셀은 면역세포치료제인 이뮨셀-엘씨가 뇌종양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임상에 들어갔다.
김동영 녹십자셀 개발팀장은 "과거 세포치료제가 BBB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란 연구 결과들이 있었고, 전임상에서 이뮨셀-엘씨는 BBB를 통과해 암조직에 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뮨셀-엘씨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것이 CIK세포다. CIK세포는 백혈구인 T림프구의 증식 및 분화를 유도하는 사이토카인으로 체외 증식한 것이다. 강력한 항암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CIK세포를 '미세잔존질환과 관련된 암세포를 인식하고 죽일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CIK세포가 수술 후 남아있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뮨셀-엘씨의 뇌종양 3상은 18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008년 12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이뤄졌다. 과거에 뇌종양 치료를 받은 적 없는 환자들을 대조군(89명)과 시험군(91명)으로 나눴다. 대조군은 수술 이후 표준치료만 시행했고, 시험군은 이뮨셀-엘씨 투여를 추가했다.
분석 결과 무진행 생존(PFS·Progression-free survival) 중앙값이 대조군에서는 5.4개월, 시험군에서는 8.1개월로 나타났다. 이뮨셀-엘씨의 추가 투여로 무진행 생존기간이 2.7개월, 대조군 대비 약 1.5배 늘어난 것이다. 이는 임상에 등록된 환자 전원(ITT·Intention-to-treat)을 기준으로 한 결과다. PFS는 치료 이후 병이 진행되지 않고 생존한 기간을 말한다. 종양의 크기가 25% 이상 증가하거나 사망하면 병이 진행됐다고 봤다. PFS는 약의 효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뮨셀-엘씨를 표준치료와 병행하면 8.1개월 동안 효능을 보였다는 의미다.
뇌종양 3상의 1차 목표는 표준치료 대비 PFS를 늘리는 것이었고, 3상에서 이를 입증한 것이다.
치료 시작 이후 사망 시까지의 기간을 나타내는 전반적 생존(OS·Overall survival)은 시험군이 22.5개월, 대조군이 16.9개월이었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PFS와 OS는 평균값이 아닌 중앙값을 사용하는데, 이는 환자별로 생존기간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 질환조절효과(DCR)도 표준치료보다 높아
뇌종양 3상에서 나타난 긍정적인 다른 결과는 질병조절효과(DCR·Disease Control Rate)다. DCR은 종양의 크기가 줄어드는 부분관해(Partial response), 종양이 없어지는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 변화가 없는 불변(Stable disease)을 포함한 것이다.
이뮨셀-엘씨 치료군의 DCR은 82.4%로, 대조군 63.4%보다 높았다.
또 안전성에 있어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한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고, 설문을 통해 살펴본 삶의 질도 시험군과 대조군에 있어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이번 임상의 결과는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 '온코타깃(Oncotarget)'에 발표됐다. 이전까지 CIK세포를 이용한 면역세포치료의 병용요법 무작위 배정 임상연구는 세계적으로 발표된 바가 없었다.
이뮨셀-엘씨는 현재 간암을 적응증으로 국내에서 출시된 상태다. 녹십자셀은 교모세포종에 대한 적응증 추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췌장암에 대한 연구자주도 임상2상을 종료했고, 난소암 폐암 위암 대장암 등 8개 고형암에 대한 전임상을 마쳤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