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가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가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조사업체 가트너가 선정한 ‘전 세계에서 클라우드 관리를 가장 잘하는 기업’ 가운데 한국 회사로는 한 곳이 뽑혔다. 설립된 지 1년이 갓 넘은 베스핀글로벌이라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 창업자인 이한주 대표는 이미 호스트웨이라는 정보기술(IT) 기업을 창업해 미국에서 3000억원대에 매각하는 등 성공을 거뒀지만 다시 창업에 도전했다. 2015년 말 베스핀글로벌을 설립한 지 불과 1년 반 만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외 대형 기업을 고객사로 하는 국내 최대 클라우드 관리 업체로 키웠다.

이 대표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클라우드”라며 “10년 전부터 클라우드 분야를 준비한 결과가 베스핀글로벌”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때 삼성전자 해외법인에서 근무를 하게 된 부친을 따라 미국에 갔다가 그곳에 정착한 그는 시카고대를 졸업한 뒤 1998년 호스트웨이를 창업했다. 웹호스팅사업을 했던 호스트웨이는 순항했지만 2007년부터 그는 위기를 느꼈다. 이 대표는 “2000년대 중반부터 클라우드 서비스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데이터가 폭증하는 시대가 곧 올 텐데 결국 클라우드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조바심이 났다”고 했다.

호스트웨이는 2011년 한국에서 국내 최초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곧 한계를 느꼈다. 아마존이 1년에 13조원씩 투자하는데 당해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클라우드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을 차례로 만나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는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에 관심을 갖지만 대부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걸 알았다”며 “특정 클라우드만 쓸 경우 해당 서비스에 종속되는 걸 걱정하는 기업도 있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들의 걱정을 해결해주는 ‘클라우드 매니지드(관리) 서비스’를 개발한 이유다. 기업 특성에 맞춰 어떤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게 좋은지, 클라우드 도입 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 게 좋은지, 다른 비즈니스와 어떻게 연결하는 게 유리한지 등 클라우드 도입 및 운영과 관련된 종합적인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다.

이렇게 해서 120여개 기업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전자 LG전자 아모레퍼시픽 한화테크윈 등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큰 회사부터 중소기업까지 다양하다. 외국 기업 고객도 20여개에 이른다. 이 대표는 “아무리 클라우드가 좋아도 기존 기업들이 모든 데이터나 시스템을 어느 날 갑자기 클라우드로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이들이 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큰 시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로 ‘혁신’을 꼽았다. 클라우드를 도입하면 방대한 데이터의 활용과 분석이 용이해지면서 제품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클라우드를 도입한다고 관리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혁신의 비용과 시간을 대폭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