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본부장(왼쪽부터), 김태년 의원, 전재수 의원, 이철희 의원, 박지원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 이용주 의원, 문병호 최고위원.
송영길 본부장(왼쪽부터), 김태년 의원, 전재수 의원, 이철희 의원, 박지원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 이용주 의원, 문병호 최고위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최근 두 후보 지지율이 초접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양 캠프는 인신공격성 후보 흠집내기와 가족 신상털기 등 전면전을 불사할 태세다.

전문가들은 보수 후보의 부진 등 영향으로 ‘5·9 장미대선’의 승패는 부동층 흡수가 최대 관건이라고 진단한다. ‘독한 입’들을 앞세운 양 캠프의 화력전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문 후보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의원은 ‘안철수 저격수’를 자처하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송 본부장은 10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는 문 후보가 받은 검증의 절반 수준이라도 받아보고 판단돼야 한다”며 “막연한 이미지만 보고 투표하면 ‘제2의 박근혜’가 될 수 있다”고 직격했다. 송 본부장은 이어 “탄핵에 반대했던 세력이 조직적으로 안 후보를 활용해 렌트해서 쓰려는 ‘렌트 대통령’ 움직임이 노골화한다”며 ‘적폐연대’ 프레임을 걸었다.

송 본부장은 안 후보가 국민의당 호남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것과 관련, “안 후보에 대한 호남 지지는 격려 차원이고, (문 후보의) 보조타이어 격으로 지지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국민의당은 즉각 “송 본부장 발언은 문 후보가 ‘폐타이어’란 점을 시인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문 캠프 쪽 김태년 전재수 이철희 의원도 안철수 저격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김 의원은 40석에 불과한 국민의당과 안 후보의 수권능력 및 향후 적폐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전 의원은 안 후보와 부인의 교수임용 의혹을 비롯해 딸의 재산고지 거부 의혹까지 꺼내들었다.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시 자녀가 고지를 거부하려면 독립생계를 유지하고 부모와 세대가 분리돼야 한다”며 “2014년 재산공개 당시 안 후보의 딸은 미국에서 박사과정 조교로 일하며 수입은 있었지만 세대분리가 돼 있었냐”고 따져 물었다.

선거캠프 인선을 끝내지 못한 국민의당은 박지원 대표를 비롯해 주승용 원내대표, 문병호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문재인 저격수’로 총동원됐다. 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회창 전 총재가 대통령 다 된 것처럼 오만하게 행동하고 노무현 후보가 아닌 DJ만 공격하다 떨어진 걸 기억 못하시나”라며 “어쩌면 그렇게 제2의 이회창 길을 가는가”라고 공격했다.

박 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지난 한 달 동안 당 최고위원회의 등을 통해 틈날 때마다 문 대표를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내 ‘문모닝(아침부터 문재인 비난)’, ‘문이브닝(밤까지 문재인 비난)’이란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문 후보 아들이 고용정보원에 동영상 전문가로 채용됐지만 채용 공고에는 동영상 관련 언급이 전혀 없었다”며 “통상 응시원서를 낼 때는 자신이 지원하는 직렬과 등급을 기재하게 돼 있는데 그마저 공란으로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단기간 내 급상승한 안 후보의 지지율을 놓고도 캠프 간 난타전이 벌어졌다. 문 후보 캠프의 박광온 공보단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주식으로 말하면 반드시 작전세력이 있는 ‘묻지마 상승’”이라며 “안 후보가 어느 세력과 함께할지 모호한 모습을 보여 국민의 바른 선택이 제약된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탄핵 정국 당시 분노의 심정에서 평정심을 되찾고 누가 대통령이 돼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펼쳐질지 진지하게 고민해 나타나는 결과”라고 응수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