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선 가능성' 여전히 선두…2040 지지율 안철수에 크게 앞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소수점 이하에서 초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지역별·세대별 표심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보수층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지지층 일부를 흡수하면서 50~60대, 대구·경북(TK)에서 문 후보를 앞질렀다. 호남에서도 문 후보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걸면서 문 후보와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TK, 부산·울산·경남(PK) 중심의 보수층 표심이 최종적으로 어디로 향할지가 대선 결과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문재인, '당선 가능성' 여전히 선두…2040 지지율 안철수에 크게 앞서
◆안 후보, TK 전략적 대안

한국경제신문과 MBC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8일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안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지율 34.2%를 얻어 문 후보(24.2%)와의 격차를 10%포인트 차로 벌렸다. 안 후보는 인천·경기(36.9%)에서 박빙 우위를 보였고 강원·제주(41.0%)에서도 문 후보(33.3%)를 앞섰다.

갈 곳 잃은 TK 표심이 안 후보를 ‘전략적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7.4%)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2.8%)의 지지율을 합해도 10% 남짓에 불과한 상황에서 ‘사표 방지’를 위해 안 후보로 몰렸다는 해석이다.

이념별로는 안 후보는 보수층에서 39.7%의 지지를 얻어 범보수 주자인 홍 후보(23.6%)와 유 후보(4.8%)를 제치고 1위를 달렸다.

문 후보는 지역별로는 서울(37.0%) 대전·충청(37.7%) 부산·울산·경남(33.9%)에서 안 후보를 앞질렀다. 호남은 문·안 구도로 양분되는 분위기다. 이번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지율은 문 후보(43.4%)와 안 후보(38.2%)의 지지율 격차가 5.2%포인트였다. 최근 2주간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정권교체가 기정사실화하면서 호남 민심이 문·안 후보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문 후보, 20~40대 지지

연령별로는 20~40대에서 문 후보가 더 높은 지지를 받은 반면 50~60대 연령층은 안 후보에게 쏠리면서 세대 대결 양상을 보였다. 문 후보는 19~29세 45.4%, 30대 48.6%, 40대 45.1%로 안 후보(19~29세 23.5%, 30대 28.4%, 40대 30.2%)를 크게 앞질렀다. 안 후보는 50대 이상에서 41.2%, 60대 이상에서 44.8%로 문 후보(28.2%, 15.3%)를 제쳤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지지율이 문 후보의 3배에 달했다. 이는 안 후보가 보수 성향 지지표를 흡수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적극 투표 의향이 증가한 20대 표심도 변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경제성장은 일자리 창출과 맞물려 있다”며 “경제적 영향에 민감한 20대 표심이 많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선거에 비해 20~40대 유권자의 적극 투표 의향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어떻게 조사했나

한국경제신문과 MBC 공동 여론조사는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7~8일 이틀간 했다. 컴퓨터를 활용한 무작위 임의 걸기(RDD) 방식으로 이동전화(86%)와 유선전화(14%)를 이용해 1 대 1로 설문했다. 응답률은 17.4%(이동전화 20.8%, 유선전화 8.6%)로 성·연령·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해 결과를 도출했다. 지난 1월 조사 때보다 조사 대상을 500명 확대해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5%포인트(1월 조사는 ±3.1%)로 신뢰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