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벌에 50~60만원 대로 고가이지만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20~30대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판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모델 알렉사 청, 가수 이효리 등 국내외 패션니스타들이 좋아한다는 점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7일 패션·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 바버 재킷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30%씩 증가했다.
강남에 위치한 A백화점에서는 최근 바버 재킷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3월 한달 동안 판매가 38% 껑충 뛰었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올 들어 바버 재킷 인기가 놀라울 정도"라며 "재킷이 간절기에 많이 팔리는 상품이란 걸 감안해도 눈에 띄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B백화점 관계자도 "바버 재킷에 대한 인지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며 "바버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 백화점 바버 매장 직원은 "바버 재킷 중에서도 비데일과 뷰포트가 가장 인기있다"며 "좀 더 트렌디한 디자인의 인터내셔날 라인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해외직접구매(직구)와 구매대행을 통한 바버 재킷 판매도 50% 가량 늘었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바버는 120년의 역사를 가진 브랜드로 왁스 재킷이 대표 아이템이다.
특수 왁스로 재킷 바깥을 코팅해 방수 기능이 뛰어나며 가볍고 활동성이 좋아 봄·가을 간절기에 주로 입는다. 바버 재킷은 고 다이애나 황태자비를 비롯해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 등 영국 왕실 가족이 즐겨 입으며 유명해졌다.
바버는 5년 이상 영국 왕실에 물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게 왕실이 부여하는 품질인증서인 '로얄 워런트'도 받았다.
국내에서는 영국 모델 알렉사 청과 가수 이효리, 배우 김남주 등 옷 잘 입기로 소문난 스타들이 이 재킷을 좋아한다는 것이 알려지며 주목 받았다.
바버 재킷이 국내에 들어온 건 2011년으로 중소회사인 엔에이치인터내셔날에서 수입했다. 초창기만 해도 일부 연예인과 패션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다 최근 2~3년 사이 신세계, 현대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이 늘면서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도 입소문이 번졌다.
바버는 현재 신세계 본점을 비롯해 강남점, 센텀시티점, 현대백화점 본점, 목동점 등 12개 백화점과 1개 로드숍 매장을 가지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 수가 늘면서 바버 재킷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간 것이 판매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엔에이치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이 늘었다"며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소비자들도 바버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과도 연관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자신만의 개성과 멋을 추구하는 데는 지갑을 여는 젊은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바버 같은 브랜드들이 인기를 얻게 됐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고가 해외 명품보다는 가격이 저렴하고 스트리트 브랜드보다는 질이 좋은 중고가 브랜드들이 소비 능력이 있는 20~30대를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특히 중고가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군이 올해 1분기 7% 넘게 성장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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