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요일따라 유동인구 달라져…빌딩은 '여인의 얼굴'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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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투자 ABC
20년 가까이 오피스 및 상업용 빌딩을 중개하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2000년대 말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빌딩시장도 크게 달라졌다. 가격이 많이 올랐고 사람들이 모이는 주요 상권이 달라졌다. 없던 빌딩이 새로 생기고 기존 건물이 허물어져 신축되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뼈대는 그대로 둔 채 리모델링한 빌딩도 많아졌다. 건축기술이 나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못하는 공사가 없는 것 같다.
빌딩거래 중개인으로서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빌딩을 사고파는 사람들이다. 과거 소수의 임대업자나 법인이 빌딩을 사고팔았다면 요즘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빌딩을 거래한다. 새로운 세력, 수요자들이 빌딩 재테크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상당수는 전세를 끼고 재건축아파트를 사고팔면서 돈을 번 사람이다. 작년 말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아파트를 대신할 대체재로 중소형 빌딩이 대두돼 수요가 모여든 측면이 있다.
아파트 투자에선 고수지만 빌딩 분야에선 초보인 투자자에게 빌딩 매입 시 반드시 강조하는 요소가 있다. 빌딩에 투자하는 것은 아파트를 매입할 때와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어서다.
일단 주변 개발계획, 인구 유입, 대중교통, 접근성 등은 모든 부동산을 매입할 때 기본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것들이다. 이외 빌딩을 매입할 때는 아침, 점심, 저녁, 평일, 주말 등 시간과 요일에 따라 다르게 변화하는 빌딩 주변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에게 처음 부동산중개를 가르친 스승은 “빌딩은 여인의 얼굴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 말이 딱 맞다. 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광화문이나 강남 테헤란로 같은 업무지구 일대는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들로 지하철역 주변이 혼잡하다. 점심 시간에도 식당 앞에 줄을 서 기다린 뒤 식사한다. 점심 즈음에 가보면 장사가 안 되는 가게가 없고 임대료를 못 낼 임차인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임대료를 더 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모두 바쁘게 지하철역을 통해 집으로 돌아간다. 밤 9시만 넘어도 유령이 나올 것처럼 거리가 한산하다. 식당의 매출 및 마진(이윤)은 식사보단 술과 안주를 팔아야 극대화된다. 낮에 장사가 그럭저럭 되는 것으로는 힘들다는 얘기다. 주말은 어떨까. 주 5일 근무로 출근하는 사람이 없어 매출이 평일의 10%도 안 된다. 한 달 임대료를 20일 장사하고 내는 셈이다. 임차인이 한 달 중 3분의 1은 개점휴업을 하는데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릴 수 있을까?
아파트 앞 상가 건물은 반대다. 점심시간에 가보면 조용하다. 모두 출근하거나 등교해 사람들이 빠져나간 상태다. ‘이렇게 장사해 임대료를 낼 수 있겠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오후 3시부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학원은 학생들로 붐비고 식당은 저녁 장사를 준비하느라 활기가 넘친다. 밤늦은 시간까지 거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주변 상권, 유동인구, 지역 특성 등에 따라 빌딩의 얼굴이 바뀌는 것이다.
오동협 < 원빌딩부동산중개 대표 >
빌딩거래 중개인으로서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빌딩을 사고파는 사람들이다. 과거 소수의 임대업자나 법인이 빌딩을 사고팔았다면 요즘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빌딩을 거래한다. 새로운 세력, 수요자들이 빌딩 재테크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상당수는 전세를 끼고 재건축아파트를 사고팔면서 돈을 번 사람이다. 작년 말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아파트를 대신할 대체재로 중소형 빌딩이 대두돼 수요가 모여든 측면이 있다.
아파트 투자에선 고수지만 빌딩 분야에선 초보인 투자자에게 빌딩 매입 시 반드시 강조하는 요소가 있다. 빌딩에 투자하는 것은 아파트를 매입할 때와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어서다.
일단 주변 개발계획, 인구 유입, 대중교통, 접근성 등은 모든 부동산을 매입할 때 기본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것들이다. 이외 빌딩을 매입할 때는 아침, 점심, 저녁, 평일, 주말 등 시간과 요일에 따라 다르게 변화하는 빌딩 주변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에게 처음 부동산중개를 가르친 스승은 “빌딩은 여인의 얼굴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 말이 딱 맞다. 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광화문이나 강남 테헤란로 같은 업무지구 일대는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들로 지하철역 주변이 혼잡하다. 점심 시간에도 식당 앞에 줄을 서 기다린 뒤 식사한다. 점심 즈음에 가보면 장사가 안 되는 가게가 없고 임대료를 못 낼 임차인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임대료를 더 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모두 바쁘게 지하철역을 통해 집으로 돌아간다. 밤 9시만 넘어도 유령이 나올 것처럼 거리가 한산하다. 식당의 매출 및 마진(이윤)은 식사보단 술과 안주를 팔아야 극대화된다. 낮에 장사가 그럭저럭 되는 것으로는 힘들다는 얘기다. 주말은 어떨까. 주 5일 근무로 출근하는 사람이 없어 매출이 평일의 10%도 안 된다. 한 달 임대료를 20일 장사하고 내는 셈이다. 임차인이 한 달 중 3분의 1은 개점휴업을 하는데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릴 수 있을까?
아파트 앞 상가 건물은 반대다. 점심시간에 가보면 조용하다. 모두 출근하거나 등교해 사람들이 빠져나간 상태다. ‘이렇게 장사해 임대료를 낼 수 있겠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오후 3시부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학원은 학생들로 붐비고 식당은 저녁 장사를 준비하느라 활기가 넘친다. 밤늦은 시간까지 거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주변 상권, 유동인구, 지역 특성 등에 따라 빌딩의 얼굴이 바뀌는 것이다.
오동협 < 원빌딩부동산중개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