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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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4월 6~7일)을 앞두고 세계 증시에 묘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가 원활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며,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국내 기업의 호실적이 증시 상승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봤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3일 "환율조작국, 통상 문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통해 이미 양국 정상회담을 앞둔 치열한 기싸움이 시작됐다"며 "회담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다뤄질 것으로 보이며 세계 금융시장에도 긴장감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원만한 합의가 나온다면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현재로선 원론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도한 우려보다는 '실적'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가 실적과 경제지표의 개선으로 기초체력(펀더멘털)을 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스피의 1분기 실적 전망치는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3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2.7%,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나아가 2~3분기 영업이익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면서, 유례 없는 이익 달성과 코스피의 연중 사상 최고치 경신도 점쳐진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전망치가 작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코스피는 연중 사상 최고치 돌파를 시도할 만큼 강한 이익 성장동력(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추가 상승에 부담이 없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3월 수출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하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중이다. 일평균 수출 금액도 22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해 5개월 연속 성장세다.

양호한 수출 지표가 예상되면서 이번 실적시즌에는 수출주가 돋보일 전망이다. 정보기술(IT)과 소재 유틸리티 통신 업종의 실적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정재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전에 실적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된 업종에서 깜짝 실적이 잘 나타난다"며 "이들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1분기 내내 수출 경기와 제조업 경기가 개선세를 나타냈다"며 " IT와 소재 관련 대형 수출주가 깜짝 실적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보익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IT 업종은 갤럭시S8 출시로 2분기 이익전망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보유비중을 축소시킬 경우 위험이 더 크다"고 예상했다. 이어 "철강, 산업재 등의 이익전망이 최근 상향 추세로 전환된 점도 긍정적으로 접근할 만 하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