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고금리' 비우량 회사채 '미워도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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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들에 홀대받던 신용등급 'A-' 이하 회사채에 개인 돈 몰려
한진, 장내시장서 평균 1만100원…시가 평가보다 0.72% 높게 거래
연 6%대 금리 앞세운 한라도 거래 늘며 1만190원까지 올라
한진, 장내시장서 평균 1만100원…시가 평가보다 0.72% 높게 거래
연 6%대 금리 앞세운 한라도 거래 늘며 1만190원까지 올라
기관투자가들이 외면하는 신용등급 ‘A-’ 이하 비우량 회사채가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이 고금리 회사채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 6% 수익률에 자금 몰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BBB+인 한진이 발행한 1년 만기 회사채가 지난달 30일 장내 채권시장에서 액면금액 1만원당 평균 1만100원에 거래됐다. 채권평가회사가 시가평가한 가격보다 0.72% 높은 수준이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연 4.548%로 시가평가 대비 0.773%포인트 낮다.
이 채권은 발행 이후 줄곧 시가평가보다 0.3~0.45%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기관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모집금액(300억원)을 모두 채우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에도 한진은 5%대 금리를 제시했지만 기관들은 주거래처인 한진해운 청산 이후 실적 악화 등을 우려해 투자를 주저했다.
이 회사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낮은 한라(BBB)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연 6%대 금리를 앞세워 1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어치 발행에 나섰을 때 수요예측에 들어온 기관 자금은 고작 50억원이었다.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관들이 여전히 BBB급 회사채에 냉랭한 반응을 보인 탓이다. 기관들은 최근 5년간 웅진 동양 STX 동부 등 주요 그룹의 연쇄 붕괴와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 사태 등을 겪으면서 손실 위험이 작은 ‘AA급’ 위주로 회사채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한라가 발행한 채권은 장내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면서 갈수록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1월20일 시가평가 대비 0.19% 높은 액면금액 1만원당 평균 1만21원이던 가격이 지난달 29일 1만190원까지 올랐다. 수익률은 시가평가 대비 0.582%포인트 낮은 연 5.537%다.
◆인지도 높고 만기 짧을수록 ‘인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고금리 회사채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2012년 초 3.25%였던 한국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1.25%까지 떨어졌다. 만기 3년짜리 은행 적금 금리는 높아야 연 2% 수준이다. 회사채 시장에서 개인의 눈높이도 그만큼 낮아졌다. 4~5년 전만 해도 연 7% 이상 금리를 제시해야 반응했지만 이제는 더 낮은 금리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 계열사가 발행한 만기 3년 이하 채권의 인기가 많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 임원은 “‘BBB’급이나 ‘A-’ 회사채는 연 5%만 돼도 관심을 보이는 개인이 많다”며 “해당 기업이 만기 도래 시 채권을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A-’ 이하 회사채 발행이 줄면서 과거보다 이들 채권에 투자할 기회가 줄어든 것도 고금리 회사채 인기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12년 4조2654억원이던 ‘A-’ 이하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해 1조8670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일부 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추진할 때 ‘만기는 짧고 금리는 높게’ 제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신용등급 ‘A-’인 태영건설(4.559%) 하이트진로홀딩스(3.106%) AJ렌터카(3.188%) 모두 올해 2년 만기 채권금리를 연 3% 이상으로 제시해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고금리 회사채는 최근 대우조선해양 사태처럼 손실 가능성도 있는 만큼 투자위험을 신중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연 6% 수익률에 자금 몰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BBB+인 한진이 발행한 1년 만기 회사채가 지난달 30일 장내 채권시장에서 액면금액 1만원당 평균 1만100원에 거래됐다. 채권평가회사가 시가평가한 가격보다 0.72% 높은 수준이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연 4.548%로 시가평가 대비 0.773%포인트 낮다.
이 채권은 발행 이후 줄곧 시가평가보다 0.3~0.45%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기관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모집금액(300억원)을 모두 채우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에도 한진은 5%대 금리를 제시했지만 기관들은 주거래처인 한진해운 청산 이후 실적 악화 등을 우려해 투자를 주저했다.
이 회사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낮은 한라(BBB)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연 6%대 금리를 앞세워 1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어치 발행에 나섰을 때 수요예측에 들어온 기관 자금은 고작 50억원이었다.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관들이 여전히 BBB급 회사채에 냉랭한 반응을 보인 탓이다. 기관들은 최근 5년간 웅진 동양 STX 동부 등 주요 그룹의 연쇄 붕괴와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 사태 등을 겪으면서 손실 위험이 작은 ‘AA급’ 위주로 회사채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한라가 발행한 채권은 장내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면서 갈수록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1월20일 시가평가 대비 0.19% 높은 액면금액 1만원당 평균 1만21원이던 가격이 지난달 29일 1만190원까지 올랐다. 수익률은 시가평가 대비 0.582%포인트 낮은 연 5.537%다.
◆인지도 높고 만기 짧을수록 ‘인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고금리 회사채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2012년 초 3.25%였던 한국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1.25%까지 떨어졌다. 만기 3년짜리 은행 적금 금리는 높아야 연 2% 수준이다. 회사채 시장에서 개인의 눈높이도 그만큼 낮아졌다. 4~5년 전만 해도 연 7% 이상 금리를 제시해야 반응했지만 이제는 더 낮은 금리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 계열사가 발행한 만기 3년 이하 채권의 인기가 많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 임원은 “‘BBB’급이나 ‘A-’ 회사채는 연 5%만 돼도 관심을 보이는 개인이 많다”며 “해당 기업이 만기 도래 시 채권을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A-’ 이하 회사채 발행이 줄면서 과거보다 이들 채권에 투자할 기회가 줄어든 것도 고금리 회사채 인기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12년 4조2654억원이던 ‘A-’ 이하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해 1조8670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일부 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추진할 때 ‘만기는 짧고 금리는 높게’ 제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신용등급 ‘A-’인 태영건설(4.559%) 하이트진로홀딩스(3.106%) AJ렌터카(3.188%) 모두 올해 2년 만기 채권금리를 연 3% 이상으로 제시해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고금리 회사채는 최근 대우조선해양 사태처럼 손실 가능성도 있는 만큼 투자위험을 신중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