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총학생회가 발족 56년 만에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 총학생회장 후보를 가까스로 찾았지만 학생들 무관심으로 선거가 무산됐다.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8~31일 54대 총학생회 선거를 진행했으나 투표율 미달로 회장을 선출하지 못했다고 3일 밝혔다. 유권자 1만6224명 중 4378명(26.9%)만 투표에 참여해 개표를 위한 최저 투표율 50%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11월 회장 후보가 없어 선거를 치르지 못한 총학생회는 지난달 후보 1명을 올려 보궐 선거를 했지만 헛수고였다. 연세대 관계자는 “1961년 총학생회가 생긴 뒤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도 ‘학생회장 구인난’을 겪고 있다. 서강대는 지난해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단일 후보가 출마를 위한 기본 요건을 채우지 못해 선거가 무산됐다. 올해 3월 재선거를 했지만 아무도 후보자로 나서지 않았다.

한국외국어대도 지난해 말 총학생회 선거와 올해 3월 재선거에서 모두 후보자를 내지 못했다. 숙명여대 또한 지난해 총학생회 선거 출마자가 없었고, 올 3월 재선거에 단일 후보가 나왔지만 추천인 서명 수 부족으로 다시 무산됐다.

학생을 대변하는 총학생회의 위기는 극심한 취업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학생회 관계자는 “학생들이 스펙 쌓기에 몰두하다 보니 관심이 없다”며 “학생회 경력은 취업에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부담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만원 수준인 학생회비도 내지 않겠다는 학생이 많아 난감하다”고 했다.

김동현/성수영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