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SK텔레콤, 대우건설-LG텔레콤 등 협업 통해 신기술 적극 개발
단순히 스마트폰을 이용해 세대 현관을 드나들던 단계에서 나아가 입주민 음성을 인식해 세대 조명 등을 스스로 조절하는 신기술까지 개발됐다. 주거의 편의성을 바라보는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스마트 아파트'를 둘러싼 주요 건설사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이 이동통신사와 협력을 통해 기존 홈네트워크 시스템에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대림산업과 한화건설은 최근 KT와 손잡고 상반기 내 선보일 상징성 있는 단지에 음성인식 스마트홈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최근 KT와 ‘스마트홈 IoT 솔루션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홈 네트워크에 KT가 보유한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세대 내 월패드와 스마트폰을 연동해 세대 조명, 냉난방, 환기/공기청정, 가스, 출입보안 등을 제어하는 스마트홈 기술을 적용해왔다.
여기에 KT가 올해 초 선보인 인공지능 스피커인 ‘기가지니’를 접목해 음성인식 스마트홈을 구현할 방침이다. 음성인식 스마트홈이 도입되면 “나 외출할거야” 한 마디 말로 세대 조명이 꺼지고 보일러는 외출모드로 바뀌면서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호출되는 장면이 현실화 된다.
이외에 음악 재생, 검색, 주문, 일정 관리 등의 서비스도 연동된다. 대림산업은 내달 분양 예정인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주상복합 아파트부터 음성인식 스마트홈 시스템 적용을 시작해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건설도 KT와 함께 이달 경기 광교신도시에 분양 예정인 주상복합 아파트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에 같은 서비스를 도입한다. 실시간 뉴스, 날씨 등 일반적인 정보 뿐 아니라 입주자의 생활패턴 분석을 통한 개인 일정관리, 추천영상 및 음악감상, 음식 주문 배달 등의 입주자가 필요한 정보제공을 통해 맞춤형 주거환경도 누릴 수 있다.
한화건설은 수요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 모델하우스에 별도의 체험 공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향후 분양할 단지들에도 점진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과 스마트홈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현대건설은 최근 ‘2017 힐스테이트 스타일’을 발표하며 ‘첨단(High-Tech)’을 올해의 고객 가치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해 개발한 홈 네트워크 시스템인 하이오티(Hi-oT:H+IoT 합성어)를 더욱 진화시킨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힐스테이트 입주민들은 기존보다 향상된 기능으로 음성인식 스마트폰을 이용해 외부 어디에서든 집안의 상태를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자녀 공부방에서 색온도 조명·소음 차음 목문·실내공기환경 개선 기술 등을 접목시켜 학습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한 공부방 특화 솔루션을 선보인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스마트폰 출입 시스템’을 올해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전 현장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출입문 키 없이 스마트폰 소지만으로 공동·세대현관 출입이 가능하고, 엘리베이터 호출까지 가능한 스마트홈 시스템이다.
대우건설도 LG유플러스와 개발한 유·무선 통합형 홈 IoT 기술을 푸르지오 아파트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연희 파크 푸르지오’에서 선보인 홈IoT는 입주자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집안이나 외부에서 TV,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을 조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자의 생활패턴에 따라 외출·취침·출근 등의 시나리오를 설정해 사용할 수도 있다.
대우건설은 앞으로 음성인식 기술을 도입해 별도 터치나 조작 없이도 가전제품의 조작·제어가 가능하도록 개발하고 주차장, 엘리베이터 등에 제공되는 시설관리 서비스와 어린이집, 헬스장 등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을 위한 IoT 신규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김상윤 대림산업 상품 개발 담당 상무는 “이번에 새로 도입한 기술은 기존 스마트폰 앱 등으로 구동하는 IoT 서비스보다 한발 더 나아가 입주민들이 음성 명령만으로 조명, 난방, 가전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앞으로도 편리한 주거 공간을 만들기 위해 타 산업분야와 적극 협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