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스포츠] 프로야구 스폰서 광고효과 800억→1400억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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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6년…'공룡' 된 KBO리그
4대 스포츠 입장수익 75%가 야구…중계권수입 320억, 축구의 5배
1군 선수 평균연봉 2억8000만원…야구선수 4분의 1은 억대 연봉
4대 스포츠 입장수익 75%가 야구…중계권수입 320억, 축구의 5배
1군 선수 평균연봉 2억8000만원…야구선수 4분의 1은 억대 연봉
프로야구? KBO리그? 어떤 표현이 맞을까.
지난달 31일 개막한 프로야구의 정식명칭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구단 체제가 된 2015년부터 리그 이름을 기존의 프로야구라는 일반명사 대신 KBO리그로 명명했다. 미국 프로야구를 메이저리그라 부르는 것처럼 브랜드화를 통해 리그 가치를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잘나가는 KBO리그
‘KBO리그’란 이름 앞에 붙는 타이어뱅크는 타이틀스폰서 브랜드다. 타이어 전문 유통회사인 타이어뱅크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KBO를 후원한다. 연간 70억원가량을 KBO에 지불하는 대신 야구 시즌인 3월~11월까지 8개월 동안 브랜드명을 노출시키는 광고료 명목이다.
타이틀스폰서는 2000년 도입된 이후 삼성, CJ, 롯데 등 대기업이 맡아왔지만 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급성장한 뒤론 중견기업들의 진출이 가속화됐다. 2012년 팔도를 시작으로 2013~2014년 한국야쿠르트, 최근엔 타이어뱅크까지 뛰어들었다. ‘돈값’을 하기 때문이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타이틀스폰서 광고효과는 2010년 831억원에서 지난해 14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커졌다.
광고효과만 커진 게 아니다. 관중 역시 같은 기간 592만명에서 833만명으로 40%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초 발간한 ‘스포츠산업백서 2015’에 따르면 KBO리그의 입장수익은 730억원으로 4대 프로스포츠 입장수익(963억원)의 75%를 차지한다. 구단별 캐릭터 상품, 유니폼 판매 등 머천다이징 수익은 60억원으로 나머지 프로스포츠의 2배 규모다.
중계권료의 격차는 더 크다. KBO리그 중계권료는 K리그(축구)의 5배, KOVO(배구)의 3배인 320억원이다. 이마저도 지상파·케이블 등 TV 방송 기준이기 때문에 모바일·인터넷 등 뉴미디어를 합칠 경우 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억’ 소리 나는 선수들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선수들의 몸값도 큰 폭으로 오르는 중이다. 자유계약(FA) 시장 총액은 2012년 261억원에서 2014년 523억원으로 2년 만에 2배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엔 사상 최고액인 766억원을 기록했다.
10개 구단 소속 선수(신인·외국인 제외)들의 평균연봉은 지난해 1억2656만원에서 올해 1억3883만원으로 9.7% 올랐다. 신인과 외국인을 포함해 개막 엔트리에 진입한 1군 선수들 기준으로 따질 경우 올해 평균 연봉은 2억8047만원으로 급상승한다.
선수 4명 가운데 1명은 억대 연봉자다. 전체 614명 중 158명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지난해 148명보다 10명 늘어났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 소속이던 장명부가 1억484만원으로 사상 첫 억대 연봉을 받은 이후 32년 동안 158배 늘어난 셈이다.
구단별 연봉 상위 27위 기준 평균 연봉을 비교할 경우 최고 연봉 구단은 3억4159만원을 받는 한화 이글스다. 다만 최근 부진한 성적으로 올해 연봉인상률은 2.7%에 그쳤다. 최저 연봉을 받는 구단은 kt 위즈(1억1344만원)다. 연봉인상률도 -12.6%로 꼴찌다. 최고 연봉인상률을 기록한 구단은 KIA 타이거즈(62.3%)다. 지난해 평균 연봉 1억9611만원에서 올해 3억1837만원이 됐다. 10개 구단 가운데 한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이다.
KIA 연봉인상의 최고 수혜자는 최형우와 양현종이다. 각각 8억원과 7억5000만원이 올라 올해 15억원을 받는다. 인상 금액으론 나란히 역대 1, 2위다. 역대 최고 인상률은 2007년 류현진이 프로 2년차에 기록한 400%다. 당시 최저 연봉 2000만원을 받던 류현진은 괴물 같은 데뷔 시즌을 보낸 뒤 단숨에 연봉 1억원을 기록하며 억대 연봉자로 올라섰다. 외국인을 제외하고 리그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다. 올해 6년 만에 롯데로 복귀한 이대호는 25억원을 받는다.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이다. 16억원을 받는 동갑내기 김태균(한화)이 2위, 최형우와 양현종이 3위다.
고공행진하는 인기와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해진’ KBO리그지만 올해가 열기 지속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겨울 FA 시장 과열로 ‘몸값 거품’ 논란이 일어난 상황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안방 참패로 ‘배부른 우물 안 개구리’란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프로야구선수협회가 복지수당을 구단에 요구하기로 논의하면서 야구팬들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성난 ‘팬심’을 달랠 방법은 하나다. 선수들이 대우에 걸맞는 좋은 경기력, 야구장을 다시 찾게 하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지난달 31일 개막한 프로야구의 정식명칭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구단 체제가 된 2015년부터 리그 이름을 기존의 프로야구라는 일반명사 대신 KBO리그로 명명했다. 미국 프로야구를 메이저리그라 부르는 것처럼 브랜드화를 통해 리그 가치를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잘나가는 KBO리그
‘KBO리그’란 이름 앞에 붙는 타이어뱅크는 타이틀스폰서 브랜드다. 타이어 전문 유통회사인 타이어뱅크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KBO를 후원한다. 연간 70억원가량을 KBO에 지불하는 대신 야구 시즌인 3월~11월까지 8개월 동안 브랜드명을 노출시키는 광고료 명목이다.
타이틀스폰서는 2000년 도입된 이후 삼성, CJ, 롯데 등 대기업이 맡아왔지만 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급성장한 뒤론 중견기업들의 진출이 가속화됐다. 2012년 팔도를 시작으로 2013~2014년 한국야쿠르트, 최근엔 타이어뱅크까지 뛰어들었다. ‘돈값’을 하기 때문이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타이틀스폰서 광고효과는 2010년 831억원에서 지난해 14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커졌다.
광고효과만 커진 게 아니다. 관중 역시 같은 기간 592만명에서 833만명으로 40%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초 발간한 ‘스포츠산업백서 2015’에 따르면 KBO리그의 입장수익은 730억원으로 4대 프로스포츠 입장수익(963억원)의 75%를 차지한다. 구단별 캐릭터 상품, 유니폼 판매 등 머천다이징 수익은 60억원으로 나머지 프로스포츠의 2배 규모다.
중계권료의 격차는 더 크다. KBO리그 중계권료는 K리그(축구)의 5배, KOVO(배구)의 3배인 320억원이다. 이마저도 지상파·케이블 등 TV 방송 기준이기 때문에 모바일·인터넷 등 뉴미디어를 합칠 경우 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억’ 소리 나는 선수들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선수들의 몸값도 큰 폭으로 오르는 중이다. 자유계약(FA) 시장 총액은 2012년 261억원에서 2014년 523억원으로 2년 만에 2배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엔 사상 최고액인 766억원을 기록했다.
10개 구단 소속 선수(신인·외국인 제외)들의 평균연봉은 지난해 1억2656만원에서 올해 1억3883만원으로 9.7% 올랐다. 신인과 외국인을 포함해 개막 엔트리에 진입한 1군 선수들 기준으로 따질 경우 올해 평균 연봉은 2억8047만원으로 급상승한다.
선수 4명 가운데 1명은 억대 연봉자다. 전체 614명 중 158명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지난해 148명보다 10명 늘어났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 소속이던 장명부가 1억484만원으로 사상 첫 억대 연봉을 받은 이후 32년 동안 158배 늘어난 셈이다.
구단별 연봉 상위 27위 기준 평균 연봉을 비교할 경우 최고 연봉 구단은 3억4159만원을 받는 한화 이글스다. 다만 최근 부진한 성적으로 올해 연봉인상률은 2.7%에 그쳤다. 최저 연봉을 받는 구단은 kt 위즈(1억1344만원)다. 연봉인상률도 -12.6%로 꼴찌다. 최고 연봉인상률을 기록한 구단은 KIA 타이거즈(62.3%)다. 지난해 평균 연봉 1억9611만원에서 올해 3억1837만원이 됐다. 10개 구단 가운데 한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이다.
KIA 연봉인상의 최고 수혜자는 최형우와 양현종이다. 각각 8억원과 7억5000만원이 올라 올해 15억원을 받는다. 인상 금액으론 나란히 역대 1, 2위다. 역대 최고 인상률은 2007년 류현진이 프로 2년차에 기록한 400%다. 당시 최저 연봉 2000만원을 받던 류현진은 괴물 같은 데뷔 시즌을 보낸 뒤 단숨에 연봉 1억원을 기록하며 억대 연봉자로 올라섰다. 외국인을 제외하고 리그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다. 올해 6년 만에 롯데로 복귀한 이대호는 25억원을 받는다.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이다. 16억원을 받는 동갑내기 김태균(한화)이 2위, 최형우와 양현종이 3위다.
고공행진하는 인기와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해진’ KBO리그지만 올해가 열기 지속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겨울 FA 시장 과열로 ‘몸값 거품’ 논란이 일어난 상황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안방 참패로 ‘배부른 우물 안 개구리’란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프로야구선수협회가 복지수당을 구단에 요구하기로 논의하면서 야구팬들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성난 ‘팬심’을 달랠 방법은 하나다. 선수들이 대우에 걸맞는 좋은 경기력, 야구장을 다시 찾게 하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