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권교체론에 힘 더 실릴 수도"
한국당 주자들은 "샤이 박근혜 모일 것"
각 정당과 대선주자들은 박 전 대통령 구속이 40일 앞으로 다가온 ‘5·9 장미대선’에 미칠 파장과 이에 따른 득실을 따지며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박 전 대통령 구속은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진보진영 쪽으로 기운 대선 판도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의 인신 구속이 지지층을 중심으로 동정론을 확산시켜 보수층 표심을 결집할 것으로 분석했다. 물론 박 전 대통령 구속 찬성 여론이 상당해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리얼미터가 지난 22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13명을 대상으로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 여부를 물은 여론조사에서 ‘찬성한다’는 의견은 72.3%, 반대 의견은 25.1%였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지지율 합계가 60%에 육박하는 세 명 후보군을 보유한 민주당은 법적 심판을 요구해온 진보층 표심이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 후보 캠프는 박 전 대통령 구속이 각 후보의 지지율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향후 대선전략을 수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주당 경선에서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문 전 대표 측은 박 전 대통령 구속이 보수층 결집 효과를 불러올까 우려했다. 캠프 내에는 촛불민심에 보조를 맞춰 ‘적폐 청산’을 전면에 내세운 문 전 대표의 ‘정권교체 드라이브’를 일정 부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 전 대표 캠프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구속에 따른 보수층 결집 효과 등으로 지지율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사회 정의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켜 ‘문재인 대세론’에 더 힘이 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 지사 캠프는 박 전 대통령 구속이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결집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경우 손해볼 것이 없다는 계산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일관된 구속 주장으로 선명성을 강조해온 이 시장 측은 구속 여부의 유불리를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보수층의 결집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국민의당 유력 대선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 측은 박 전 대통령 구속이 대선판을 흔들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통령 구속이 중도 보수층의 반감을 불러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쏠림현상’을 완화시켜 줄 것으로 내심 기대했다.
31일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자유한국당 주자들은 유불리를 놓고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여론 지지율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홍준표 경남지사 측은 “박 전 대통령 구속을 계기로 전 정권과 연관이 없는 주자 쪽으로 보수 표가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고, 김진태 의원 측은 “‘샤이 박근혜’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구속 입장을 내놓은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도 향후 보수층 표심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