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분기 최대 실적] 삼성전자 '나홀로 강세장' 아니다
올 1분기 상장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는 추정이 나오면서 실적장세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기업이 1분기에 실제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드러나면 증권시장에서 ‘안도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강세장을 예상하는 시장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가 상승에 부정적인 ‘4월 약세론’과 상승을 기대하는 ‘강세론’이 엇갈리고 있지만 올 1분기 실적이 숫자로 확인된다면 강세론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이 증권사 추정대로 40조원 이상을 기록한다면 코스피지수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상장사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 15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실적도 아직 주가에 다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2160선을 넘어선 것은 실적요인도 있지만 정치 불확실성 해소와 대외환경 안정 등 영향이 컸다”며 “1분기까지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면 펀드 환매가 줄면서 상반기 박스권 돌파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이런 전망을 반영해 올해 코스피지수 전망치의 상단을 속속 높여 잡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초 코스피지수 상단을 2250으로 전망했지만 최근 2350으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미래에셋대우도 당초 올해 코스피지수 상단을 2150으로 보수적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1분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코스피지수가 2178.38까지 오르는 등 전망치가 깨지면서 상단을 2250으로 높여 잡았다.

최근의 강세장이 대세 상승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나홀로 강세장’이라는 지적도 설득력이 높지 않다는 진단이다. 올 들어 16%가량 오른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이 돋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동차, 철강 업종 등으로 외국인이 순환매를 이어가면서 다른 종목에도 ‘온기’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7.3% 오른 가운데 삼성전자를 제외한 종목의 상승률도 5.1%를 기록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