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지속되면서 중소형주의 매력이 시들해지고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중소형주 가운데 '숨은 진주'를 선별해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5월 신정부의 정책 기대감과 함께 주가가 재평가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 미래·NH, 티씨케이 동아엘텍 후성 등 러브콜

30일 한경닷컴은 5대 증권사 스몰캡(중소형주)팀에 '장바구니에 담아놔야 할 유망 중소형주'를 추천받았다.

미래에셋대우는 반도체 업종이 유망하다고 보고 티씨케이 프로텍을 관심있게 보라고 조언했다. 티씨케이의 경우 과도한 우려로 인해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현재 티씨케이는 1월 고점(25일 3만9850원) 대비 주가가 20% 가량 하락한 상태다.

추연환 미래에셋대우 투자정보팀 선임매니저는 "티씨케이는 올해 1분기부터 실적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 예상 실적(매출액 1224억원 영업이익 386억원)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12배로 고마진, 성장세를 감안하면 저평가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프로텍에 대해선 반도체 설비 투자 확대로 인한 수주 증가, 웨이퍼 이송관련 산업용 로봇·카메라 모듈 조립용 자동화설비 신규 수주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다.

NH투자증권은 동아엘텍(기계장비 업종) 후성(화학) 대한광통신(전기전자)을 유망주로 꼽았다.

동아엘텍의 경우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의 OLED 채용으로 '빛샘검사장비' 공급이 증가할 것이란 이유에서 추천 종목에 올랐다. 자회사인 선익시스템(OLED 증착장비 생산, 판매 사업 영위)의 상장으로 지분 가치가 부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후성에 대해선 2차전지 전해질 사업이 실적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후성은 최근 중국의 2차전지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지 업체에 4건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손세훈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대용량 전해질 사업은 기술장벽이 높아 경쟁도 제한적"이라며 "여기에 후성의 반도체 특수가스 부문이 반도체 미세화, 3D 낸드 공정 도입으로 수요 증가 추세인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광통신은 턴어라운드(큰 폭의 실적개선)가 예상됐다. 중국 및 일부 지역의 공급 부족으로 올해 광섬유 가격 상승 사이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손 연구원은 "지난해 토지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된 가운데 올해는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국·KB·신한, 인크로스 고영 한미글로벌 주목

한국투자증권이 꼽은 '진흙 속 진주'는 인크로스 우진플라임이다.

미디어렙 업체인 인크로스의 경우 동영상 광고 플랫폼인 다윈이 본격적인 이익 성장 구간에 진입한 점이 투자 포인트로 꼽혔다.

한상웅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다윈의 고성장과 함께 인크로스는 내년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연평균 각각 20.3%, 25.7%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PER는 14.6배 수준으로 성장성 대비 저평가돼있다"고 설명했다.

우진플라임에 대해서도 주가가 저평가돼있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올해 PER는 6배 수준에 불과하다"며 "증설효과로 인해 대규모 수주를 소화할 수 있는 생산능력(CAPA)을 갖췄고 해외 수주 모멘텀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고영(기계장비) 파크시스템스(의료정밀)를 추천했다. 고영의 경우 지난해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한 MOI(기계기공 검사장비) 매출이 올해 중반부터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파크시스템스에 대해선 고부가가치 산업용 장비향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점, 올해 반도체 시장 대규모 투자에 따른 시장 점유율 확대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한미글로벌(건설 서비스업) 비츠로셀(IT부품)을 관심있게 보라고 주문했다.

한미글로벌을 주목한 배경은 실적 개선이다. 미국 인프라투자 확대로 자회사 OTAK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 늘어난 59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비사업 시장이 개화하면서 본사 매출액 또한 17% 늘어난 122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비츠로셀 역시 실적 전망이 밝다. 주요 전방산업인 스마트, 그리드, 국방에 대한 수주 확대가 기대되면서 내년까지 연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5%, 29% 성장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지금이 '매수' 적기…5월 이후 전망 밝아"

스몰캡 전문가들은 대형주로 수급이 쏠리면서 중소형주가 부진하지만 '지금이 매수할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조현목 신한금융투자 스몰캡 팀장은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한 중소형주는 지금이 매수할 기회"라며 "곧 실적시즌이 본격화되는 만큼 펀더멘털이 강한 중소형주 관심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태신 KB증권 스몰캡 팀장은 5월 이후 중소형주 전망이 밝다고 했다. 최근 4년여간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이 부재하고 정부의 정책 이슈가 약했지만, 5월 신정부가 수립된 이후엔 중견기업 위주 정책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강 팀장은 "현재 한국의 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는 최근 4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특히 전세계 성장 시장 가운데 코스닥 시장의 주가 퍼포먼스가 가장 열악한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는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이어지고 중소형주 수급 주체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지만 5월 이후 정책이 안정화되면 중소형주는 상승 여력이 충분히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