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시멘트 회사인 성신양회가 레미콘사업장 일부를 매물로 내놓는다. 시멘트 회사를 갖고 있으면서 레미콘 사업 확대를 노리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레미콘 기업들의 인수 타진이 끊이지 않자 이참에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레미콘사업부의 사업장 일부를 팔기로 하고 전날 PEF(FI)와 기업(SI) 등 인수후보들에 투자설명서(IM)를 보냈다. 다음달 중순 예비입찰을 거쳐 이르면 상반기에 새 주인을 가릴 예정이다. 국내 PEF인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쌍용양회와 외국계 PEF인 베어링PEA의 한라시멘트 등이 인수후보로 우선 거론된다. 두 PEF는 지난 2월 현대시멘트 인수전에서도 맞붙었다. 이들 PEF는 보유하고 있는 시멘트 회사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성신양회의 레미콘 사업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 제조사가 시멘트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레미콘 공장을 보유하면 고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건설 경기가 악화되더라도 매출과 이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시멘트 업계는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양회는 레미콘사업부인 쌍용레미콘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이어서 레미콘 사업 비중을 추가로 높일 여력이 있다”며 “한라시멘트도 레미콘사업부가 없기 때문에 이전부터 레미콘 회사에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레미콘 업계 ‘빅3’ 유진기업 삼표산업 아주산업 등도 잠재후보로 꼽힌다.
성신양회 레미콘사업부는 성신양회 매출의 23.8%를 차지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1162억원의 매출과 17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구리 파주 용인 대전 등 수도권 공장 네 개와 베트남 공장 한 개 등 다섯 개의 공장을 두고 있다. 건설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 공장을 많이 갖고 있어 시멘트 제조사와 레미콘 업체의 구애가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성신양회 레미콘사업부의 가치를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매각 대상 사업장과 매각 방식은 아직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