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은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감사의견 ‘적정’이 해당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 조선 건설 등 수주산업을 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감사보고서 내 ‘핵심감사사항(key audit matters, KAM)’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29일 투자자들이 매년 기업들이 제출하는 ‘감사보고서’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꿀팁’을 소개했다. 감사보고서는 기업의 재무제표가 회계처리기준에 맞춰 공정하게 작성됐는지 여부에 대한 감사인 의견(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을 담고 있다. 12월 결산법인은 보통 3월말(사업연도 경과 후 90일내)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데 이 때 감사보고서를 첨부해야 한다. 기한 내 제출하지 않은 기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아예 제출하지 않으면 ‘상장폐지’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을 통해 본인이 투자하는 회사의 감사보고서 제출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금감원은 투자자들에게 감사 적정 의견과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별개라는 점을 강조했다. 2014회계연도 상장법인 1848개 중 99.1%인 1832개가 ‘적정’ 의견을 받았지만 이 중 2.7%인 50개는 감사보고서 제출 이후 2년도 안 돼 상장 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인은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사항들은 감사보고서 내 ‘강조사항’에 기재하고 있다. 여기에는 소송 내용이나 특수관계자와의 중요한 거래, 영업환경의 변경 등이 담겨있어 투자자들은 회사의 재무상태,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들을 어느정도 확인해 볼 수 있다.

특히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언급된 회사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측 설명이다. 2014년 회계연도에 외부감사인이 ‘계속기업으로서 불확실성’을 언급한 상장사가 상장폐지될 확률(16.2%)은 그렇지 않은 경우(2.2%)보다 8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조선 등 수주산업에 속하는 기업에 투자할 때는 ‘핵심감사사항’(KAM)도 꼭 챙겨봐야 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수주산업은 장기간 손익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추정 개입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회계감사가 필요하다”며 “공사의 진행정도에 따른 수익인식, 미청구 공사변동액 등을 ‘강조사항’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회사개황 및 재무제표 작성근거, 회계처리방법 등이 담겨있는 재무제표의 ‘주석’도 꼼꼼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 주석 내 기재된 우발부채 내역(타인에 대한 지급보증, 소송사건 등에 따른 미래예상손실금액)과 특수관계자와 거래내역 등은 회사 재무상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항목이란 게 금감원측 설명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