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구, 사진=NEW 제공
진구, 사진=NEW 제공
"'영화 '원라인'은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만큼 흔한 범죄오락물이 아닙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온 관객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생각거리를 얻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원라인' 개봉을 하루 앞둔 28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진구는 영화를 이같이 소개했다.

'원라인'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인 2005년, 은행을 대상으로 대출 사기를 저지르는 '작업대출'을 벌이는 사기단의 이야기다. 영화를 연출한 양경모 감독은 통상적인 범죄오락물과 같이 '한탕'을 그려내기보다 문제를 야기한 시스템의 잘못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진구는 그동안 선보인 선 굵은 연기에서 다소 벗어나 '인간적인 사기꾼'의 모습으로 관객을 찾았다. 영화에서 임시완(이민재·민대리)과 사제 관계를 형성하는 작업 대출계의 베테랑 장 과장(장석구) 역을 맡았다.

실제로도 15년차 배우인 진구는 임시완과 돈독한 관계를 쌓으며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진구는 "주변에서 임시완과의 케미(호흡)를 보고 '영화 '타짜'의 고니와 평경장 생각이 났다'고 하던데 너무 감사한 얘기"라며 "연구를 과할 정도로 열심히 하는 시완이에게 '현장을 덜 무서워 하고 사랑해야 연기가 잘 나올 거 같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임시완의 연기에 대해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베테랑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며 "다음 작품은 더 잘할 것"이라고 뿌듯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원라인은 대출 사기를 다루는 영화인 만큼 촬영용 소품으로 어마어마한 금액의 가짜 돈이 영화에 등장한다.

진구는 "100만원짜리 다발을 대략 세어 보니 한 1000억원 정도 되더라"며 "시완이과 기념으로 돈 위에 누워 사진도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실제로 가진다고 해도 정작 좋아하는 취미생활에나 쓸 듯 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한류 스타로 입지를 굳혔지만 향후 행보에 대해 불안하거나 초조함은 없다고 진구는 선을 그었다. 데뷔작 '올인' 이후 한동안 뼈아픈 시간을 보낸 만큼 인기의 헛됨을 이미 체감한 바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기에 대해 진구는 "미남이란 수식어를 기대 안한지 10년이 다 됐는데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갑자기 시끄러운 사람이 되더라도 다시 조용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기를 열심히 하며 살자고 마음을 먹은 만큼 중립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같다"고 답했다.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언제나 새 역할에 맘이 설레고 기대된다는 진구가 향후 도전하고 싶은 역할은 무엇일까.

그는 "특정적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한 캐릭터는 없다"면서도 "양 감독님과 같이 믿음을 주는 감독을 만나 그동안 안 입어봤던 옷(배역)을 잘 입어보고 싶은 욕심은 있다"고 웃음지었다.

한편, 영화 '원라인'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오는 29일 개봉 예정이다. 같은날 개봉하는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 '쿵푸요가', '데스노트: 더 뉴 월드' 등과 경합하게 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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