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심판원 라이선스 보유자 '1만명 시대' 열겠다"
“라이선스 발급을 늘리고, 유소년층을 키워 모터스포츠 대중화를 앞당기겠습니다. 모터스포츠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인다면 기업 후원이 늘어 관련 산업도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겁니다.”

손관수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 회장(57·CJ대한통운 대표·사진)은 23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본사 집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자동차 경주는 매력적인 스포츠”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20년까지 드라이버와 오피셜(심판원) 라이선스 취득 인구를 1만명으로 늘리고 유소년 드라이버 장학제도를 운영해 가족이 모터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라이선스 ‘1만명 양성’…충성팬층 확대

2015년 10월 임기 4년의 KARA 회장에 취임한 손 회장은 그동안 드라이버와 오피셜 라이선스 발급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자동차 경주대회에 참가하려면 기본적인 안전 및 신호 교육을 받아야 하고 서킷 실습도 해야 한다. 이 과정을 이수하면 드라이버 라이선스가 발급된다. 오피셜도 관련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라이선스를 획득해 자동차 경주대회 진행요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모터스포츠를 가장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드라이버와 오피셜 라이선스 보유자 수는 2015년 말 총 780명에서 지난해 말 1516명으로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올해는 300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며 2019년에는 1만명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라이선스 발급 인구가 1만명이면 가족, 친구 등 4만~5만명이 모터스포츠에 노출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손 회장은 “라이선스 발급 활성화를 위해 교육체계를 재정비했다”며 “오피셜로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면 당일 보수와 숙식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소년 장학제도 시행…아마추어 공인 대회 확대

손 회장은 유소년 선수 육성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른 스포츠와 같이 미래의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재능있는 선수를 지원하는 것이다.

손 회장은 “KARA 주최로 연간 5회의 카트(초소형 경주차) 챔피언십을 열고 있다”며 “올해부터 성적이 우수한 드라이버들이 해외 유명 경주에 참가할 수 있도록 장학제도를 신설했다”고 말했다. 매년 5명 안팎의 선수를 선발해 일본, 이탈리아의 카트 챔피언십에 출전시켜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손 회장은 “해외에서 드라이버는 고소득 스포츠 직종으로 각광받는다”며 “유소년 드라이버를 확대해 가족과 친구들을 모터스포츠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마추어 드라이버 활성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정해진 코스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도는 짐카나 경주와 ‘모터스포츠계의 피겨스케이팅’으로 불리는 드리프트 대회 개최를 지원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아마추어 짐카나 동호회를 활성화하려면 대회가 필요하다”며 “오는 8월 아시아 짐카나 대회를 한국에서 처음 열 것”이라고 말했다.

◆CJ슈퍼레이스 ‘관중 1만명 시대’

손 회장은 모터스포츠와 관련된 직함이 3개다. KAKA 회장이자 CJ대한통운이 후원하는 스포츠카 경주대회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의 후원사 대표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창단한 모터스포츠팀 팀코리아익스프레스 구단주기도 하다. 그는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늘어나고 있다”며 “2015년 평균 4000여명에서 지난해 7200여명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접근성이 높은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연간 8회 중 네 차례 경주를 치를 예정이다. 손 회장은 “작년 용인에서 열린 개막전에 1만5000여명이 몰렸다”며 “올해 용인 개최 횟수를 늘린 만큼 평균 1만명 이상이 관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CJ슈퍼레이스팀 창단을 지원해 참가팀을 대폭 늘렸고, 지난주에는 ‘국제자동차연맹(FIA) 아시아 태평양 총회’를 한국에 유치해 열었다. 손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국내 대회의 글로벌화가 이뤄질 수 있다”며 “아시아 최초의 고성능 스톡카(경주만을 위해 특별 제작한 경주차) 경주가 있는 CJ슈퍼레이스의 차별화된 강점과 CJ그룹의 다양한 이벤트를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대회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