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의 자가 혈당측정기
사노피의 자가 혈당측정기
혼술(혼자 마시는 술), 혼밥(혼자 먹는 밥)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등장한 새로운 문화 형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 전체 가구의 9%에 불과하던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2015년 27.2%로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1인 가구 증가는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꾸준히 증가해 전체 인구의 32.5%(2015년 기준)인 1200만가구에 이르렀다. 중국은 13%까지 늘었다. 이미 1인 가구 성숙국인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에서도 1인 가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휴먼라인의 아이스캔 제품
휴먼라인의 아이스캔 제품
혼자 사는 사람을 지칭하는 ‘싱글슈머’의 특징은 실용성과 접근성에 기반한 자신의 생활패턴을 중시한다. 싱글슈머들이 몰고 온 새로운 사회·경제적 변화로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싱글슈머를 공략하기 위해 기업들도 분주하다. 식품업계의 소포장 제품이나 외식업계의 1인 메뉴 등이 대표적이다. 부동산산업도 변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1~2인 가구 증가로 아파트는 중소형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컸다. 특히 1인 가구용 오피스텔이나 초소형 아파트 거래량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1인 가구 증가는 바이오헬스산업의 헬스케어 부문과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혼자 사는 고령자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몸이 아플 때 챙겨주는 사람이 없을뿐더러 병원에 혼자 가기 힘들다는 점이다. 늘어나고 있는 젊은 1인 가구의 병원서비스 이용률은 어떨까.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젊은 1인 가구의 병원 서비스 이용은 현저히 낮고 약을 복용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병원에 직접 가지 않고도 간편하고 정확하게 본인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첨단 의료기기가 주목받는 이유다. 세계 3대 제약회사인 사노피가 개발한 ‘IBG스타’는 미국 최초로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의료기기 앱(응용프로그램)이다.

기존 자가 혈당 측정과 같이 채혈 후 스마트폰에 연결된 혈당 측정 액세서리에 혈액을 떨어뜨리면 앱을 통해 자동으로 혈당이 측정되고 기록된다. 덱스콤의 휴대용 CGM시스템은 피부에 부착한 패치가 5분 간격으로 혈당을 측정해 전송해준다.

구글은 침습적인(피부를 찌르는) 혈당측정기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눈물 성분을 분석한 비(非)침습적 방법으로 혈당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 중이다. 렌즈에는 혈당을 측정하는 아주 작은 포도당 센서, 측정 정보를 전송하는 침 등이 장착돼 있다.

홍정은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연구원
홍정은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연구원
혼자 사는 사람들은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 이 때문에 정신 건강을 관리해주는 헬스케어 제품도 시중에 나와 있다. 국내 헬스케어 기업 휴먼라인은 아이스캔이라는 홈케어용 스트레스 관리기를 선보였다. 일본 다이와하우스 로봇사업부에서는 로봇물개 ‘파로’를 개발해 주목받았다. 파로는 센서와 인공지능을 통해 쓰다듬거나 말을 걸면 반응하는 로봇으로 홀몸노인을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이에 따른 솔로 이코노미는 더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다양한 바이오헬스 제품 개발을 기대할 수 있겠다.

홍정은 <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