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곧 전자담배 열풍이 불 것이란 전망에 KT&G가 강세장에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T&G는 최근 3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4.4% 떨어졌다. 17일 종가는 9만7500원으로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자담배의 아이폰’으로 불리는 필립모리스 아이코스가 상반기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아이코스는 액상 니코틴을 사용하는 기존 전자담배와 달리 연초 담배와 비슷한 맛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4월 일본에서 출시된 후 품귀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 담배 제조회사 JTI는 아이코스 출시 후 주가가 30%가량 빠졌다.

담배에 흡연 경고 그림을 붙여 판매하기 시작한 작년 12월 이후 판매량이 3개월 연속 큰 폭으로 줄어든 것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2월 담배 판매량은 2억4000만갑으로 작년 2월(2억8000만갑)보다 14%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낙폭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미 악재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것이다. KT&G 주가는 작년 7월 고점 대비 29.1% 하락했다. KT&G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3배 수준으로 JTI(16.4배) BAT(18.0배) 필립모리스(22.0배) 등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할 때 실적의 안정적 성장 기조는 물론 배당수익률(3.5%)에서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며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충분히 매수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목표주가는 13만2000원을 유지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