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관객 체험 유도해야…장점만 나열하는 시대 끝나
이 전시를 기획한 권창효 HS애드 프로모션사업부장(사진)은 “1990년대만 해도 국제 전시에 가면 해외 업체 쇼를 보며 공부했지만 이제는 소니·모토로라도 LG 전시를 보러 온다”고 말했다.
권 사업부장은 국내 최고 전시 기획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1992년부터 매년 CES,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 굵직한 전시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전시에서 제품 장점만 나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방문객이 기념사진을 찍고 싶게 전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람객이 체험을 통해 제품 특성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전시장에서 재미와 감동을 느끼면 자연스럽게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올초 CES에서 연 LG 올레드TV 전시 때도 그런 생각을 반영했다. 권 사업부장은 “디스플레이 화면에 띄우는 영상은 경이로움과 압도하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기획했다”고 했다. LG 올레드의 장점인 검은색 표현을 가장 잘 살리는 영상을 보여주는 게 목표였다. 그는 “밤하늘의 신비로움을 보여주기로 결정하고, 촬영팀을 직접 아이슬란드로 보내 오로라 영상을 찍어오게 했다”며 “찍어온 영상을 선별해 화면에 띄울 최종 장면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작년 9월에는 그가 기획한 LG전자 2016 CES 전시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상을 탔다. 광고회사가 전시를 통해 레드닷 상을 탄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었다.
온라인 시대에도 오프라인 전시는 더 중요해졌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소수 관람객만 보던 전시를 지금은 전 세계인이 보게 됐다”며 “승부는 오프라인에서 난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